한계 봉착한 사업단…명품 김치의 운명은? | ||||||||||||||||||||||||
“제조능력 없이 `개발·생산-유통-판매’ 욕심 감당못해” “지원조직-사업체 중 역할 분명히 정했어야” 지적 | ||||||||||||||||||||||||
강경남 kkn@gjdream.com | ||||||||||||||||||||||||
기사 게재일 : 2013-10-22 06: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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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명품김치산업화 사업단(이하 사업단)’의 시작은 야심찼을진 몰라도 그 방식에는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자체 제조능력이 없으면서도 새로운 레시피 개발부터 독자 브랜드를 내 건 제품 생산, 유통, 판매 등 김치산업 전반의 과정에 모두 손을 대다 보니 그 어디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나올 수 없었다는 것. 특히, 제조 기반을 갖추기 위해 기존 업체들을 끌어들였지만, 정작 사업단이 기존 업체들에 대한 지원 조직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체 성격으로 운영되다보니 참여 업체들과 사업단과의 갈등이 생겨 사업 추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 광주시와 사업단이 주장하는 대로 어쩌면 3년의 사업 기간은 너무 짧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단지 ‘시간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업단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살펴보자. 사업단은 광주지역 김치업체 12곳과 3개 대학, 2개 연구기관, 광주시로 구성돼 있다. 이중 연구기관과 대학들은 광주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김치와 차별화된 레시피와 우수종균 개발, ‘김치광’이라는 자체 공동브랜드 개발 등 R&D 분야에 집중했다. 광주시와 사업단은 이를 홍보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유통·물류·마케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업체들은 유명 김치업체들이 사용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 방식을 통해 ‘김치광’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산·학·연·관’이 모두 참여한 ‘좋은 그림’처럼 보이나 실제론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낳았다. 정부·지자체의 정책 사업을 통해 탄생하긴 했으나 사업단은 엄밀히 따져 새로 생겨난 ‘김치 사업체’의 성격이 짙다. 실제 수출이나 수도권 시장 진출 등 진행중인 마케팅 사업들은 기존 김치업체들이 생산하던 제품의 판로가 아닌 ‘김치광’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이는 사업단을 위해 `김치광’을 만들어주는 업체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A업체 관계자는 “`김치광’을 제조해 판매하면 수익금을 우리가 갖지만, 이게 한편으론 원래 하던 일에 다른 일이 추가된 것처럼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며 “때로는 사업단 일이 우리 업체들을 위한 건지 사업단을 위한 건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김치광’이 광주대표김치 브랜드라고 밀어줄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B업체는 “몇년 간 일반 업체들이 만드는 것은 광주대표가 아니고, 사업단이 갑자기 만든 `김치광’은 광주대표라고 하는 것은 사실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다”며 “광주시가 하는 것을 제외하면 `김치광’이나 새 김치업체가 생기면 자신들만의 고유 제품을 만드는 것이나 개념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업단이 김치산업을 직접 하기 위한 조직인지, 아니면 옆에서 지원하는 조직인지 성격을 분명히 했어야 했다”면서 “광주김치산업 활성화란 게 기존 업체들이 잘 되게 지원해주는 방법도 있고, `김치광’을 키우고 싶다면 제조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할 수도 있는 건데, 사업단이 `자기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자체 제조시설이 없어 참여 업체들의 도움 없인 유지되기 어려운 사업단이지만, 정작 참여 업체들에겐 “`김치광’을 살리는 게 광주김치산업을 위한 것이다”는 명분 말고는 지원이나 혜택을 주지 않아 내부 불만이 커진 것이다. 이로 인해 사업단의 전반적인 운영 자체가 탄력을 받기 어려웠다. 사업단장이 지난 2년간 4번이나 교체된 사실이 이를 명백히 대변한다. 특히, 추진했거나 예정된 사업 대다수가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보단 사전에 `한국명품김치산업화 사업’을 추진한 전문가들과 광주시가 짜놓은 것들이다보니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내부 공감대도 크지 않다. 한 예로, 업체 입장에서 반길만한 학교급식 공동 납품에 대해서도 “이전에 개별적으로 입찰할 땐 kg당 3800원 정도를 받았는데, 사업단이 계약을 맺을 땐 3300원으로 가격을 낮춰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며 울상을 짓는 업체들까지 생겼다. 사업단 측은 “우리만의 사업을 하려고 했다면 기존 업체들에 대한 차별을 가져왔을 것이다”면서 “지금 하고 있는 사업들은 `김치광’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김치산업 전체를 위한 것이다. `김치광’은 첨병 역할로 개별 업체들도 수출하고 다른 시장으로 나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4번째 단장이 된 김광호 사업단장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소란스러운 점이 많아 안타까운 시간을 허비했다”며 “앞으로는 업체들과 다른 구성원들이 잘 뭉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내부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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