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검은비 공포… "숨쉬는 것도 찜찜해요" |
대기오염 우려, 어르신ㆍ어린이 외출 자제 새까만 이파리…농작물 피해신고 잇따라 민관 합동조사 속 "당국 근본대책 마련을" |
입력시간 : 2013. 06.14.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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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의 '흑비'가 내린 여수시 율촌면에서 택배업을 하는 박충기(44)씨는 "흑비가 내려 대기중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그 이전에는 오염에 찌든 공기를 아무런 대책없이 흡입한 꼴이 됐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고 있지만 흑비가 내린 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어 "몸이 허약한 어린이나 어르신들은 흑비가 내린 뒤 외출도 삼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수시 율촌면 조화리 일대에서 지난 11일 오후 8시께부터 30여분 동안 검은 비가 내린 이후 주민들 사이에선 이처럼 대기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흑비'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인근 공장에서 날아온 쇳가루가 오염의 원인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흑비가 내린 마을은 화력발전소, 조선소 등이 입주한 율촌 제1산업단지와 불과 1~3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율촌 1산단에는 72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흑비로 인한 농산물 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율촌 대책위원회' 김준태 사무국장은 "복분자 농장을 하고 있는데 이파리가 새까맣게 변했다"면서 "농약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복분자 인데 이번 흑비로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흑비가 내린 면적은 율촌면 조화리지역 1만 여㎡에 불과하지만 그로 인한 불안감은 율촌면을 넘어 여수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공해 사업지역인 여수산단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모(51ㆍ여수시 중앙동)씨는 "흑비가 내려 여수지역 대기 오염문제가 대두됐지만 사실 여수산단에서 배출되는 각종 공해 때문에 시민들이 심각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이 지역은 여수산단과 율촌산단, 광양산단, 해룡산단과 인접해 있어 각종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해 왔었다"며 "흑비에 대한 관련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흑비의 진상 파악을 위해 전남도 동부출장소, 영산강유역환경청,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여수시환경운동연합, 주민대표 등 인접 자치단체와 유관단체 등은 율촌 현지를 방문해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13일 오전 율촌면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합동회의에서 영산강환경유역청을 비롯한 전라남도동부출장소,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여수시의회의원, 환경운동연합, 주민대표 등 2개조 10명으로 합동점검반이 편성됐다.
합동점검반은 율촌산단 내 20개 대기 배출업소를 대상으로 시설 및 방지시설 운영관리 실태를 중점 점검하고, 방지시설 시료를 채취해 국립환경과학원에 시료성분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여수=이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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