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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E러닝

KBS 다큐멘터리 강좌-(3) 한국의 다큐멘터리

우리나라의 다큐멘터리는 제작의 기본적인 노하우(know-how), 인적 · 물적 토대의 부재 등으로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 등의 여타 장르보다 뒤늦게 시작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초창기 상업주의적 편성정책으로 TV 다큐멘터리는 상당기간 활성화되지 못했죠. 이러한 어려운

조건 속에서 오늘날의 모습을 보이게 된 TV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과 방송환경의 변화

등을 중심으로 해서 통시적으로 살펴봅시다.

방송시작 - 70년대 중반

우리나라의 TV 다큐멘터리의 효시는 <카메라 초점>과 <카메라의 눈>을 들 수 있습니다.

이후 인적 · 물적 자원의 부족과 제작 노하우의 부족 등의 이유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TV 다큐멘터리의 대명사격인 프로그램들이 생겨났습니다. 한번 살펴 볼까요?

76년, 사회교양 프로그램 강제 편성

한국 TV 방송의 초창기에 해당하는 이 시기에 다큐멘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했지만,

TV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TV 방송은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되었습니다.

커지는 영향력만큼 오락프로그램 위주의 TV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마침내는 아래와 같이

정부가 개입했던 것이죠.

이후 TV 3사는 <인간승리>, <인간만세>, <북의 긴장>, <젊음을 말한다>, <조국의 방패>,

<오늘의 경제> 등의 종합 구성물을 편성하여 방송하였고,

이들 프로그램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다큐멘터리로 그 형식이 바뀌어졌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렇게 정부에 의해 강압된 다큐멘터리 제작이 다큐멘터리 발전의 큰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1981년 - 1980년대 말

1980년에는 언론 통폐합이라는 정치적 탄압조치가 취해졌고, 동아방송 · TBC가 KBS로 통합되어

KBS, MBC 양사 체제가 구축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1980년 12월 1일, 컬러 TV 시험방송이 실시되고 1981년 본격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컬러 TV는 시청자들의 기대감과 흡인력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죠.

ENG(Electronic News Gathering)카메라는 고성능 소형 카메라와 소형 VTR로 구성되는

촬영기기로서 속보성·기동성·경제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이러한 ENG의 도입은 뉴스뿐만 아니라 TV 다큐멘터리의 제작에도 혁명적인 발전을 가져왔고,

컬러로 찍은 생생한 화면의 TV 다큐멘터리는 질적으로 커다란 발전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1981년 - 1980년대 말

또한 ENG의 도입은 이전 시기에는 볼 수 없었던 해외취재 다큐멘터리와 자연 다큐멘터리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즉, ENG 시대로 대변되는 신기술의 도입으로 제작진은 제작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를

가지게 되었고, 각종 새로운 장르의 TV 다큐멘터리의 실험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실험은 대단히 성공적이었고,

이는 TV 다큐멘터리의 역사에서 하나의 혁명과도 같은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ENG시대의 개막으로 TV 다큐멘터리가 양적, 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면서

1980년대 말의 정치, 사회적인 환경의 변화는

또 다른 측면에서 TV 다큐멘터리의 탈바꿈을 촉진했습니다.

그 동안 금기시되었던 소재가 TV 다큐멘터리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던 것이죠.

즉,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통일, 장기수 문제 등 이전 시대에는 언급조차 어려웠던 소재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으며,

이는 한국 TV 다큐멘터리의 영역을 몇 단계 높이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인간과 사회에 관한 것이라면 모든 것이

TV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될 수 있는 환경이조성된 것이죠.

사실 이러한 TV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흐름은 비제도권 다큐멘터리 창작집단의 독립적인

제작활동으로부터 자극을 받은 바도 큽니다.

<상계동 올림픽>, <벼랑에 선 도시빈민>, <노동해방 그 날에>, <해고자> 등이

이러한 독립영화집단의 독립 다큐멘터리들은 정치사회적 격변기를 맞아 제도권에서는

금기시되었던 주제를 꾸준히 다루어 왔으며, 사회전반의 변혁적 흐름에 의해

공중파 TV 다큐멘터리가 이러한

소재를 껴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또 하나의 흐름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다양화를 들 수 있습니다.

다큐 드라마, 재연양식의 도입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다큐멘터리가 갖는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임과 동시에 방송 프로그램 전반의 연성화 경향 속에서

다큐멘터리 정신을 시청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장르의 실험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 말- 현재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제작기술의 첨단화로 인한 TV 다큐멘터리의 기술적 고도화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혁명의 대명사인 HDTV 방송으로 고품격 다큐멘터리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는 자칫 거칠어 보일 수 있는 다큐멘터리에 시청자들의 오감을 충족시키는 고도의 현장감을

제공함으로써 사실 프로그램으로서의 새로운 도약 가능성을 열어 놓았으며, 앞으로의 기술발전의

무한성을 감안한다면 TV 다큐멘터리의 발전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