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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기사들 과속·지연운행·운전중 전화통화

기사들 과속·지연운행·운전중 전화통화
입력시간 : 2014. 04.01. 00:00



시내버스 민원엽서함 ‘무용지물’

유효기간 지나거나 아예 없어 제구실 못해
시민들 “이용객 의견수렴 당초 취지 무색”


김 모씨(28)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퇴근길에 탄 버스기사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음은 물론 운전도중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를 하는 것이었다. 평소 버스에 민원엽서함이 비치돼 있는 것을 알고 있었던 김씨는 엽서함을 찾았지만 버스 내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김씨는 “대중교통의 대명사인 버스가 이처럼 위험천만하게 운행되는 게 어처구니가 없었다”면서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광주지역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의 안전운행을 해치는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운전자들의 불친절과 결행, 지연운행은 물론 안전벨트 미착용, 운전 중 전화통화 등 시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신고토록 하고 있는 민원엽서함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혀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장소나 공공기관에 이용객들의 불편을 접수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원엽서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지역 시내버스 민원엽서함은 텅텅 비었거나 쓸모없는 엽서만 놓여 있는 상태다.
본지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일부 시내버스의 경우 발송 유효기간이 2010년 6월로 만료돼 사용할 수 없는 민원엽서를 비치하고 있었고, 일부는 아예 비치조차 돼 있지 않았다.
권 모씨(25)는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엽서를 많이 이용할텐데 이런 상황에서는 민원을 제기할 창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서 모씨(31)는 “버스기사의 불친절함은 버스를 타본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며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상황인데 안하무인식 태도는 당장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광주시에 올라온 버스 민원은 총 123건이었다. 민원 유형별로 보면 무정차가 7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결행 21건, 기사 불친절 15건, 지연운행 14건 등의 순이다.
이처럼 시내버스에 대한 민원은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지만 광주시의 대처는 미흡한 수준이다. 시는 지난 2012년 350여억원에 이어 지난해 400여억원(추정치)을 버스관리에 투입했지만 정작 운전기사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모씨(30·여)는 “버스기사들의 과속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안전벨트 미착용 등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면서 “민원을 제기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기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시민들의 불편을 하루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원엽서함은 실태를 파악한 후 관할구청과 사업장에 통보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시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