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시향단원 25명 정리해고 계획
노조 “부당행정 책임을 단원들에 전가”
지난해 폭언 및 성희롱성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목포시향 지휘자를 임기 만료에도 불구하고 대행지휘자로 앉혀 단원들과 갈등을 빚었던 목포시(시장 정종득)가 이번엔 목포시향 단원 40%를 정리해고 하기로 해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 목포시와 목포시향에 따르면 목포시는 지난 3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목포시립예술단지회에 ‘정리해고 실시통보’라는 공문을 보냈다. 목포시는 공문을 통해 목포시립교향악단의 올 예산 40%가 삭감됨에 따라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해 시향 총 단원 64명 중 25명을 다음 달 24일까지 정리해고 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앞서 목포시의회는 지난해 말 제31회 2차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서 ‘목포시향의 체질개선’ 등을 이유로 인건비와 운영비 등 5억5038만 원을 삭감했다. 당초 목포시향의 2014년도 예산은 13억7596만 원이었다.
목포시의 정리해고 통보와 관련, 시향단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이하 노조)는 14일 오후 목포시의회 ‘시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목포시의 부당한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2013년 12월31일 목포시는 목포시민들을 위해 30여년 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공연해온 목포시립교향악단의 존립마저 위협할 만한 25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이런 사태(예산 40%삭감)의 장본인들이 목포시 관리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의 책임을 단원들에게 떠넘기는 부당한 정리해고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목포시립예술단은 지휘자, 단무장 등 목포시 관련 관리자들의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한 운영에 대한 문제들이 대두됐다”며 “현장 최고 책임자인 지휘자의 폭언, 성희롱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기초조치조차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재임기간을 임의로 연장해 주며 특혜행정까지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폭언, 성희롱 발언 등에 관한 경찰조사로 인해 일부 혐의들이 입증되고 있는 상황이며, 아직까지도 목포시는 재발방지 등 어떤 기초적인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한 외부공연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으로 인해 목포시립예술교향악단 단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지휘자, 단무장 등 목포시 관리자들이 지시한 공연에 참여해야 했고, 그에 따른 개런티는 일반회계로 세입조치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관리자들에 의해 횡령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는 전라남도 감사를 통해 혐의들이 입증되고 있으며 추가로 경찰조사들이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노조는 “가장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공공기관인 목포시에서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사건과 비리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리자들의 귀책사유로 인해 목포시립교향악단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자정노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목포시립교향악단 2014년도 예산이 40%삭감됐다”면서 “목포시는 삭감된 예산과 자신들의 귀책사유에 대한 책임을 열심히 연습하고 공연만 해온 목포시립교향악단 단원들에게 정리해고라는 수단을 사용해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삭감된 예산을 다시 확보하고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노력을 1차적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계획을 새해 벽두부터 발표했다”는 것.
노조는 “목포시는 정리해고를 통해 비리를 은폐, 부당한 행정을 집행하는 것이 아닌, 현 사태의 문제를 이제라도 바로잡고 목포시립교향악단 운영의 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면서 “목포시민들의 문화예술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목포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의 목숨을 담보로 또다시 부당한 행정을 집행하려 한다면 더 이상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정리해고를 철회하는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목포시는 예산 삭감으로 단원들의 체불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정리해고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깎인 예산을 추경에서 확보하기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고, 임금 삭감, 근로시간 단축, 무급휴가 등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대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향단원들의 초봉 기본급은 84만여 원이며 15년 경력 단원도 본봉이 100여만 원 수준으로 이미 열악한 수준이다. 목포시립교향악단은 교향악단을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원과 최소한의 단원대우를 통해 유지되어 왔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부당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안으로 15일부터 일인시위를 진행하고, 오는 21일 집중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한편 목포시향 단원들은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 폭언 및 성희롱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 지휘자를 목포시가 편법으로 연임시켰다면서 지휘자 사퇴를 요구하는 싸움을 벌였었다. 그 과정에서 정종득 목포시장이 노조 소속 단원들을 시장실로 불러 해당 지휘자를 정중히 모셔와 계약기간인 12월31일까지 근무하고 명예롭게 보낼 것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시향 단원들은 당시 “실무자들이 찾아와 특단의 조치는 2014년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폐단’을 얘기하는 것이라는 협박성 말을 들어야 했다”고 전했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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