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무엇을 상징해야 할까? 그리고 지역경제에 무엇을 기여해야 할까에 대한 논의를 갖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전당 내 518기념공간에는 광주에서 일어났던 5월 서사를 담아야 한다는 것과 광장의 바닥을 전라도 황토로 깔고 대지예술 개념으로 고인돌을 설치하자는 것, 아시아전당은 문화를 통한 수익생산구조 틀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거론됐다.
70년대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모임인 ‘이심전심(회장 김수복)’은 14일 시내 한 식당에서 황지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감독을 초청해 '이심전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논의들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했다.
황 감독은 이날 “민주평화기념관을 518기념관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5월 항쟁 관련 단체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최종보고회에서 전체적으로 수락하는 것으로 시민여론 수렴의 가장 큰 난관을 넘었다”며 “2015년 개관을 앞두고 518기념관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518기념관 공간이 도청 공간과 상무관 두 곳 밖에 없었다면서, 10일간 광주에서 일어났던 항쟁의 중심에 서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미학적 형태로 집어넣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이 너무 부족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찰청 본관, 경찰청 민원실, 회의실 등 총 2000평 정도가 518기념관으로 환생했다.
그는 이 부분이 광주시민들에게 그나마 성과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도청 본관의 건물 구조진단을 해보니 D등급, E등급이 나왔고, 이는 수명이 30년밖에 안되는 것이었다. 무감지진에 대비해 설계해서 지진에 대응해야 하는데 그것도 되어 있지 않고, 또한 현재 건물들의 침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산이 확보 되는대로 근본적인 내진설계까지 들어가는 전면적인 리모델링에 착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어 “아시아문화전당을 포함해서 도청 광장까지 전체적으로 통일된 미적 외관이 나와야 한다”며 “민주평화기념관과 광장은 하나의 컨셉으로, 통일된 컨셉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장의 바닥을 함평, 무안, 담양, 목포 등 각 지역에서 퍼온 전라도 황토로 깔고 광주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모뉴먼트(
황토로 깔면 비가 왔을 때 침수, 침해의 문제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쏘일네일링 공법(굴착면의 일부토사를 하나의 큰 보강체로 구성함으로써 보강구조체 배면의 토압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하면 전혀 침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고인돌 6만개 중 4만개가 한반도에 집중돼 있으며 그 4만개 가운데 2만개가 전남에 있다”며 “고인돌의 거석(巨石)이 가지고 있는 시간감과 중량감 등이 그 어떤 것에 비해서 현대미술과 가깝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붉은 전라도 황토 위에 고인돌을 세워 공식 희생자 수를 표현한다면 관광객이 와서 사진찍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연을 띄우는 등 전체적으로 광장의 분위기가 살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안을 광주시장에게 2번 건의했지만 광장은 지표공간이기 때문에 개방성을 위해 부적절한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시청측의 말을 들어보니 박석으로 바닥을 깐다고 했는데 그러면 여름에 폭염이 올 경우 지열 때문에 지나갈 수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덧붙여 “광장을 관료적 발상으로 꾸며선 절대 안되며 광장 조성은 반드시 예술가가 해야 한다”며 “10년, 50년, 100년 후에 명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감독은 아시아문화전당의 수익생산구조 프레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문화전당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문화를 통해서 광주에 먹거리가 떨어지게 하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 것이었는데 현재는 문화를 통해 뭔가를 생산하는 프레임이 아니라 문화 행사를 하면서 문화를 향유하고 소비하는 프레임으로 바뀌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이 1년동안 80개가 잡혀있고, 창조원․정보원․어린이문화원 등 모두 8천여평이 전부 전시공간이다”며 “이는 광주비엔날레와 성격이나 형태가 중복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가장 염려되는 것은 이걸 통해 내파(內破)시켜서 ‘국고만 왕창 들이고 광주는 안돼’라는 인식으로 광주가 정신적, 문화적으로 황폐화 되는 것이다”고 우려했다.
아시아문화전당의 미래는 광주의 미래가 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눈앞의 소비적 예술보다는 생산적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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