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야간노동에 병들어… 노동청, 외면 말라” | ||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단속 강화 촉구 | ||
강경남 kkn@gjdream.com ![]() | ||
기사 게재일 : 2014-01-06 15:0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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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할 청소년들이 열악한 야간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는데, 대체 어른들은 뭐하고 있나?” 법으로 금지된 청소년 야간노동이 여전히 우리 사회엔 만연해 있다. 치킨집 배달원, PC방, 편의점 등 멀지 않은 곳에서 청소년들은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른’들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광주지부,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광주YMCA, 광주비정규직센터 등 16개 단체·기관으로 구성된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6일 광주YMC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 야간노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간노동은 근로기준법상 저녁 10시~오전 6시까지의 노동으로, 네트워크는 “야간노동은 뇌심혈관계질환을 일으켜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유방암, 수면장애로 인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위장질환 및 호르몬계통의 이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질병의 위험은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더욱 치명적이기에 정부는 근로기준법을 통해 18세 미만의 청소년에 대한 야간노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청소년 야간근로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업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불법으로 야간노동을 시키고 있으며, 이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에 심각한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는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택배 분류센터에서 아침까지 잠도 자지 못하고 일을 하거나 10시 이후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PC방에서 철야 아르바이트를 하고, 편의점에서 담배와 술을 팔고 있다”며 “불법 청소년 야간 근무와 연장 근무는 우리 주변 어디서나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는 “특히, 고용노동부의 지난해 3월 청소년근로실태 조사를 보면 청소년을 고용한 사업장의 87%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으나 처벌을 받은 사업장은 전체 0.4%에 불과하다”며 “감독 관청(노동청)의 무관심한 태도와 소극적 대응이 청소년 노동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비정규직지원센터와 광주시교육청 내 민주인권교육센터 등이 공동으로 지난해 11월 하순부터 한달 간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8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담에서도 상당수 청소년들이 3500~4300원 정도로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시급을 받으며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사업장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청소년들에게 교부하지 않았으며, 청소년 야간근로와 관련해 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않은 것도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8명 모두 낮은 시급에도 불구하고 받아야 할 임금도 제 때 받지 못했는데, 현재까지 2명만 사업주와의 화해(임체불 해결)로 문제를 해결한 상태며, 나머지 6명은 노동청 진정중이거나 진정을 접수할 예정이다. 홍관희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상담실장은 “일부 사업주들은 사업장 내 CCTV로 청소년들을 감시해 약점을 잡아 주기로 한 임금을 깎거나 협박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노동청 진정이 제기된 후에 오히려 CCTV 자료를 가지고 민사 배상을 요구하는 사업주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동헌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청소년 야간노동 장면을 담은 CCTV 화면은 사실 사업주의 불법 행위를 증명하는 꼴인데, 현실에서 불리한 것은 사업주가 아닌 임금체불을 당한 청소년들이다”며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가능한 것은 사업주의 입장에서 ‘좋게 좋게’ 해결해 끝내려는 노동청의 대응 방식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는 “화초도 밤이 되면 쉬어야 하고, 짐승도 잠을 자야 건강하게 성장한다”며 “청소년 야간노동이 사라질 수 있도록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한 관계 기관의 진정성 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노동청은 청소년 야간노동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사업주들도 어른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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