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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낡은 시설… 광주 우치동물원 동물 죽어난다

낡은 시설… 광주 우치동물원 동물 죽어난다
벵골호랑이 세력다툼 사망… 격리수용 안한탓
지난 9월엔 프레리도그 6마리 한꺼번에 압사도
최근 3년새 101마리나 폐사 "개선 사업 추진을"
입력시간 : 2013. 12.05. 00:00


 

지난 2월 우치동물원 내 호랑이 사육장에서 벵골호랑이 한마리가 어처구니없이 목숨을 잃었다. 겉으로는 종(種)이 다른 동료와 세력 다툼을 벌이다 물려 죽은 것이었지만, 실상은 허술한 시설 때문이었다.

2004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들여온 이 호랑이는 기존에 있던 녀석과 종이 달라 격리 수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특별한 사육장이 없었던 우치동물원은 임시로 한 사육장 내에 전기울타리를 설치해 종이 다른 호랑이를 사육해왔다. 그러던 중 세력다툼이 치열해지면서 폐사한 벵골호랑이가 무리하게 전기울타리까지 넘었고, 이 과정에서 전기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싸움을 하다 결국 목숨을 잃었다. 서로 다른 종을 사육할 수 있는 환경만 갖췄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죽음이었다.

지난 9월에는 프레리도그 6마리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이유는 압사였다. 사육장내 설치한 나무 조형물이 원인이었다. 시멘트 재질의 조형물이었는데, 프레리도그 자신들이 낸 구멍에 한꺼번에 들어가 압사했다. 이들을 돌보는 사육사의 좀 더 세심한 관리가 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이곳에는 프레리도그 외에 사막 여우 등 4종 2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지만 관리하는 사육사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우치동물원 동물 상당수가 이렇듯 제 수명을 못 누리고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광주시의회 이은방(북구6)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1년 46마리, 2012년 25마리, 2013년 30마리의 동물들이 폐사했다. 폐사원인은 시설노후로 인한 감전사, 쇼크사, 압사와 투쟁사, 감염, 각종 병사 등 관리소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광주시가 추진했던 우치공원 명품화 사업이 전면 백지화되면서 빚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시는 2010년 우치공원내 동물원, 패밀리랜드에 기린테라스사 등 21개소 동물사 조성사업 및 대야제 주변 휴식공간조성 등 개방형 생태공원 조성으로 500억 규모의 명품화 사업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2012년 6월에 동물원은 배제시키고 패밀리랜드와 유스호스텔만 개발하는 계획으로 사업을 축소했다가 2013년 최종적으로 패밀리랜드만 위탁계약을 하는 것으로 우치공원 명품화 사업을 전면 백지화 했다.

이 의원은 "광주시는 2014년 본예산에도 동물원내 보행로 정비, 상수도 직수배관 설치 등 노후시설 개보수로 6억4000만원만 편성했다"며 "우치동물원과 패밀리랜드를 연계한 우치공원 명품화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