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약계층 겨울나기 '벌써부터 걱정·한숨' |
입력시간 : 2013. 12.03.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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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따뜻하게 밥 한끼 먹는 게 소원"
아동센터 "감기 조심 난방 유지해야" 조언
"42만원으로 병원비, 월세, 공과금내면 죽밖에 못 먹어. 이 추운 겨울날 이것만 가지고는 얼어죽으라는 말밖에 다름없지 암."
휴일인 지난 1일 광주 북구 우산동 좁은 단칸방에 15년째 홀로 살고 있는 변정순(82)할머니 댁.
TV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방안에서 변 할머니는 담요 6장과 전기장판으로만 겨우 추위를 버티고 있었다.
할머니의 딸은 최근 회사를 관둬 무직상태고 아들은 일용직으로 전전긍긍하며 아버지가 남긴 빚 1천만원을 갚는 데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자식들의 처지를 알기에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고 싶어도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한다.
변 할머니는 7년 전, 새벽에 일을 나가다 눈길에 넘어진 후 골반관절에 무리가 와 6차례나 수술을 받았고 심장에도 이상이 찾아와 심장수술도 2차례나 받았다.
이 때문에 변 할머니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형편이 됐고 현재는 국민기초수급자로 분류돼 광주시로부터 매월 42만원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여러 차례 수술로 할머니는 의료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현재 매달 의료비용으로만 12만원 상당을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공과금 16만원과 월세 13만원을 지불하면 여력이 거의 없는 셈이다.
변 할머니는 "생계비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다 눈이 빠지겠다"며 "자식들과 따뜻한 곳에서 추위 걱정 안 하고 식사한 끼 하는 게 소원"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의료 비급여 때문에 기초수급자들의 생활이 어렵다는 사람이 많다"며 "국민기초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생활비도 1인 기준 1만9천원 상당 증가했지만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광주시 국민기초수급자예산은 1천745억원에서 올해 1천678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9월 기준 광주시 독거노인수는 1만8천500여명, 국민기초수급자는 6만514명이다.
이 같은 쌀쌀한 겨울바람은 지역아동센터에도 찾아들었다.
광주 북구 문흥동 지역아동센터 최희례(56) 센터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겨울 한파 걱정에 밤잠 이루기가 어렵다.
아이들이 오지 않는 이른 시간대에는 난방비를 아끼려 전기 히터도 꺼져 썰렁했다.
그는 "아이들이 따뜻하게 뛰어놀 수 있게 지난달 거실 바닥에 전기판넬을 설치했지만 사용해보니 전기세가 많이 나와 사용을 자제한다"고 말했다.
센터 직원들은 늦게까지 일을 하는 부모들의 아이들을 오후 11~12시까지 보살피면서 단 한명의 아이라도 감기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난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가에서 지급되는 지원금은 이 같은 처지를 해결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원센터 교사 2명의 인건비와 매달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프로그램비를 책정하고 나면 10%(40만원) 남짓한 돈이 남는다.
이것을 쪼개 아이들 29명의 식사를 만들고 난방 또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금은 늘 부족한 형편이다.
최 센터장은 "차량 유류비는 상당부분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후원이 충분치 않을 경우 사비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건물 임대료나 가스비같은 시설비만 좀 더 할인해주거나 지원해주면 더 아이들을 위해 쓸 수 있을텐데…"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박건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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