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갑 변호사 “남은 피해자 23만 명…갈 길 멀다” | ||||
“강제 징용 피해자들 연로 정부·국회 나서 도와야” “피해자 직접 위로…할머니들 배려 재판부에 감사” | ||||
이호행 gmd@gjdream.com | ||||
기사 게재일 : 2013-11-04 06:00:00 | ||||
| ||||
“5명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배상판결을 받았지만 아직도 일제강점기 시절에 고통받았던 피해자들은 많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가 구제받고 진정한 한일 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미쓰비시 중공업과 근로정신대 관련 재판에서 할머니들을 변호한 이상갑 변호사는 승소 판결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재판부가 원고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지금이라도 배상판결한 것에 대해서는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변호를 맡은 저로서도 보람이 크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은 많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다른 피해자들도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지만 개인 소송이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가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으로부터 강제노역, 위안부 등으로 인해 23만 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들이 일일이 소송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도와줘야 한다”며 “안전행정부가 올해 말까지 일제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미불임금 공탁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과거 징용 노무자의 대부분은 우편저금 등의 형식으로 급료 일부를 강제적으로 저금당했으나, 이를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데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통해 무상으로 3억 달러를 지급한 것을 들어 징용피해자들 미불임금을 청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일본은 우정성을 통해 각 기업에게 돈을 징수해 보관하고 있는 상태다”며 “이는 일본이 언젠가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고, 정부는 이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가 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과 인연을 맺게 된 건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역 방송사 토론프로그램에서 사회자를 활동할 때 근로정신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들이 국내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일본 시민단체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웠다”고 술회했다. 그러다가 상무지구 광주시청사 앞에 위치한 미쓰비시 자동차 광주 전시장 앞에서 1인 시위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었다. 반성없는 전범기업의 광주에서의 영업을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던 때였다. 그는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1인 시위에 동참하면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 활동에 참여했다. 할머니들을 돕는 시민모임과 일본에서 온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그에겐 큰 힘이었다.” 이렇게 각고의 노력 끝에 2010년 11월 할머니들은 미쓰비시를 협상테이블로 끌고 오는 데 성공했다. 할머니들의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 이 변호사도 협상단 공동대표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일을 맡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쓰비시와의 3년간 16차례 걸친 협상은 결국 최종 결렬이 되고 말았다. 그는 “협상 당시부터 이들(미쓰비시)은 의지가 없었다”며 “할머니들은 연로해 질질 끌 상황이 아니었는데, 결국 협상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막막한 심정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었을까. 2012년 5월 24일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에 의해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이 강제청구권과는 별도로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며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할머니들도 배상 받을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재판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미쓰비시에 대한 소장 송달보고서가 5개월이나 걸리는 등 첫 단추부터 난관이 많았던 것. 그럼에도 재판부가 신속 재판 의지를 표명하면서 재판은 할머니들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 “소장접수 비용 면제나 변론 기일을 한꺼번에 잡는 등 할머니들을 위해 재판을 신속하게 끝내려고 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변호사 생활 중 판사가 직접 할머니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 판결을 본 적이 없다. 할머니들을 위해 배려해준 재판부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
'광주,전남 지역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추 500원ㆍ무 250원… 가격 반토막 (0) | 2013.11.07 |
---|---|
묵은쌀 섞고 “햅쌀이요” … 소비자 속인 ‘농협의 타락’ (0) | 2013.11.05 |
무등산 청풍쉼터 인근 대책없는 공사 (0) | 2013.11.04 |
방송업계, `MPP`로 지배력 확장 경쟁 (0) | 2013.11.04 |
원효사 가는 길에 웬 경열사 안내판? (0) | 2013.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