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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與 현장방문 “녹조는 30억년 전부터 발생” 4대강사업 옹호 ‘빈축’

“승촌보 설치 이후 녹조 심해져” 대책 시급
與 현장방문 “녹조는 30억년 전부터 발생” 4대강사업 옹호 ‘빈축’


입력날짜 : 2013. 08.21. 00:00

 

녹색으로 물든 영산강
연일 계속된 무더운 날씨에 죽산보와 승촌보 등 영산강이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새누리당 재해대책위원회(위원장 안효대) 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을 비롯해 송환기 재해대책위원 등이 마치 녹색 페인트를 뿌려 놓은 듯 녹조가 심한 승촌보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한달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가뭄에다 폭염으로 영산강 전반에 녹조현상이 심각하게 확대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녹조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보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영산강 승촌보 현장을 찾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녹조는 30억년 전부터 발생했다”며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0일 영산강 승촌보 현장을 찾은 안효대 새누리당 재해대책위원장 등 의원들에게 “6-7월 마른장마 후 최근의 무더위로 인한 강한 햇빛, 수온 상승 영향 등으로 지난 6일부터 수질 예보 단계에 들어갔다”며 “8월 중순까지는 비소식이 없고 무더위가 지속돼 녹조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승촌보의 녹조현상을 살펴보면서 “4대강 사업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들이 ‘보 건설 이후 녹조가 심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녹조는 30억년 전부터 발생한 것으로 자연재해로 봐야 하지만 대책을 잘 세워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입장에 대해 지역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오준성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보가 없으면 녹조는 그렇게 심하지 않다”며 안 위원장의 4대강 두둔 발언에 맞섰다. 오 교수는 이어 “승촌보는 하루에 100만t의 물이 흘러가는데 보는 950만t의 물을 담아 결과적으로 물의 흐름이 10분의 1로 느려져 퇴적물이 쌓인다”며 “흐르는 물은 온도가 일정하지만, 가두면 온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처장도 “영산강의 녹조는 단순히 온도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흘러야 할 물이 막혀 물속에서부터 썩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물 관리시스템이나 지자체의 투자미흡에 대한 개선은 뒷전으로 밀리고 영산강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지금은 녹조와 침수, 짙은 안개 등 각종 환경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