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뉴스 '체 게바라 옷' 논란 |
해묵은 이념 논쟁 누가 돌을 던지나 아쉬움은 있을 망정 논란 확산 문제 아냐 오랫동안 색깔론 피해 시-시민단체 모두 감정 아닌 냉정 찾아야 |
입력시간 : 2013. 08.21. 00:00 |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사회주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공연을 하면서 광주가 낡은 이념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당시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유관순열사를 상징하는 흰색 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던 중 저고리를 벗고 체 게바라의 얼굴이 그려진 검은색 티셔츠를 내 보였다.
그러자 전홍범 광주보훈청장이 강운태 광주시장에게 "광복절 기념행사 취지와는 적합하지 않는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강 시장은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 이 문제는 광주시가 지휘자 이모(37·여)씨의 징계를 결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일부에서 중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또 일부에서는 표현·창작·이념의 자유 등을 내세우면서 체 게바라 옷을 입은 것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19일에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광주시의 징계방침을 비판하며 철회를 요구하며 가세했다.
처음엔 단순한 헤프닝 정도로 여겨지던 일이 급기야 보수와 진보진영 간의 대립, 나아가 이념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냉정히 돌아보면 이 문제가 이념 논란으로 확산될 이유도 없을 뿐더러 확산돼서도 안된다는 여론이다.
당시 광복절 기념식은 여느 광복절처럼 숭고한 나라사랑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행사 중간 중간에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기념공연을 펼쳤고, 태극기 퍼포먼스와 함께 아리랑과 광주의 노래 등을 열창하는 등 감동의 무대였던 만큼 "안중근 의사나 김구 선생의 얼굴이 그려진 옷이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일부의 바람처럼 아쉬움은 있을 망정 이념 논란으로 확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광주시는 당시 행사의 취지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연출에 있어 다른 의도은 전혀 없었고, 공연에 입었던 흰색 저고리와 대비되는 검은색 옷을 착용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징계를 결정한 적도 없으며 이달 말께 이 문제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여부나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반면 시민단체협의회는 "광주의 자존심을 복원시킬 수 있는 광주시장의 합당한 조치를 촉구한다.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는 수구세력이 득세하는 역류의 시대에 보훈청장의 반 문화적인 몰상식한 말 한마디에 시장이 쉽게 휘둘린다는 게 말이되느냐. 징계를 철회하라"는 요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본질은 보훈청의 태도인데,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나지않은 광주시의 징계에 촛점을 맞춘 것은 스스로 설득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의 불명확한 태도도 문제지만, 이러다간 자칫 본질은 사라지고 시민단체와 광주시의 대립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더군다나 광주는 지난 5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를 둘러싸고 보훈처와 갈등을 빚은 것은 물론 오랫동안 색깔론의 피해를 입어온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시민 김요선(46)씨는 "광복절 기념식에 체 게바라 옷을 입은 부분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문제를 이념 논쟁으로 확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광주시는 단장을 징계하지 않아야 하고 시민단체는 이를 시정을 공격하는 방편으로 삼을 게 아니라 보훈청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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