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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콩고 난민 왕자' 욤비 토나, 광주대 강단 선다

'콩고 난민 왕자' 욤비 토나, 광주대 강단 선다
국제 비정부기구 활동가, 한국서 제 2의 인생
영어ㆍ불어 능통… 자율융복합전공학부 강의
욤비 토나씨는
콩고 부족국가 '키토나' 왕자
입력시간 : 2013. 07.30. 00:00


 

김혁종(왼쪽) 광주대 총장이 29일 욤비 토나씨를 만나 학생 지도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광주대 제공

'콩고 난민 왕자'로 알려졌으며 활발한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하고 있는 욤비 토나(46)씨가 광주대 교수로 제2의 한국 생활을 시작한다.

광주대는 29일 영어와 프랑스어가 능통한 욤비씨를 자율융복합전공학부 교수로 초빙해 2학기부터 인권과 평화 및 외국어 강의를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욤비씨가 부인 넬리(36)씨, 아들 라비(15)ㆍ조나단(14)군, 딸 파트리샤(12)ㆍ아스트리드(2)양과 단란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아파트도 제공키로 했다.

콩고의 작은 부족 국가인 '키토나'의 왕자인 욤비씨는 킨샤샤 국립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정부기관에서 근무했던 콩고의 엘리트 출신.

하지만 500만명의 희생자를 가져온 콩고내전이 발발하면서 그의 인생은 뒤바뀌었다. 지난 2002년 정치적 핍박을 피해 홀로 콩고를 탈출해 한국에 왔으나 불법체류자로 공장을 전전해야 했고 인종차별적 발언과 모욕에 설움을 당해야 했다.

2008년 노력 끝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합법적 체류가 가능해져 콩고에 두고 온 가족을 모두 불러들였으나 기쁨도 잠시였다.

난민보호단체에서 알선한 치과에서 외국인환자 안내 등 잡무를 하며 받는 월급으로는 생활하기가 너무나 빠듯했으며 여섯 명의 대식구가 그럭저럭 지낼만한 집을 마련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런 사연은 김혁종 광주대 총장의 귀에 들어갔다. 김 총장이 지난 2월 방영된 KBS 미니다큐시리즈 인간극장 '굿모닝, 미스터 욤비!'를 통해 욤비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것.

김 총장은 여러 방면으로 욤비씨를 도울 방법을 찾다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그의 의사를 존중해 교수로 초빙했다.

욤비씨는 그간 난민구호단체, 인권운동단체 NGO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왔으며, 국내 유수 대학에서 인권관련 특강을 해왔다. 이런 배경과 경력이 인권, 평화, 소수자에 대한 대학생들의 시각을 넓히고 국제적 감각을 배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욤비씨는 "광주대의 배려로 한국 땅에서 마침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게 됐다"면서 "콩고의 정세가 안정되면 언제든 고국에 돌아가 한국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경험을 살려 전쟁과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고국, 콩고 민주 공화국을 변화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우석 기자 wsj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