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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이럴거면 왜 낳았나”…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이 친부모

“이럴거면 왜 낳았나”…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이 친부모
광주지역 아동학대 최근 3년간 352건 발생
시설종사자 학대 급증 … 작년 16명으로 늘어

2014년 04월 14일(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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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주에 사는 김모(10)군 남매에게 계모(38)는 공포의 대상 그 자체였다. 계모는 김군의 남매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로 손찌검을 했다. 남매의 얼굴과 몸에는 항상 멍 자국이 가시질 않았고 추운 겨울, 맨발·속옷차림으로 계모에게 쫓겨나기도 했다. 남매에게 계모는 엄마가 아닌, 공포의 대상이었다. 결국 이웃 주민의 신고로 계모의 아동학대 사실은 밝혀졌지만 아버지(40)는 친 자식이 아닌 계모 편을 들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북 칠곡과 울산의 의붓딸 학대사망 사건이 아니다.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이 내놓은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계모에 의한 아동 학대 사례로, 아동 학대가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 아동학대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해자 10명 중 8명이 친부·친모인 것으로 나타나 ‘가족·울타리’에서 은폐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은 13일 ‘광주지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접수된 823건의 아동학대 상담 신고 건수 중 352건에 대해 아동 학대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연도별로는 ▲2011년 134건(신고건수 302건) ▲2012년 100건(〃 242건) ▲지난해 118건(〃 279건) 등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담 사례만을 분석한 것인데다, 아동학대 대부분이 가정 안에서 부모에 의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드러나지 않는 아동 학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견해다.

유형별로는 친부·친모의 아동학대가 80.81%(288건)에 달해 가장 많았다. 부모가 아이들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인격권을 무시하면서 일어나는 학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어 ▲시설종사자 5.11%(18건) ▲조부모 2.55%(9건) ▲계모 또는 부모 동거인 2.27%(8건씩) ▲친인척 1.70%(6건) 등의 순이었다. 부모가 아닌,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학대 행위를 하다 적발된 시설종사자들도 지난 2011년 2명에서 지난해 16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형국이다.

학대 수준도 두 가지 이상이 복합된 신체·정서·방임 등 중복학대가 33.23%(117건)으로 가장 많았다. , 이어 ▲방임학대 26.98%(95건) ▲신체학대 23.29%(82건) ▲정서학대 10.79%(38건) ▲성학대 4.82%(17건) 등이었다.

아동보호전문가들은 아동보호기관의 중앙관리시스템 구축, 아동학대 전담수사팀 운영, 재발 우려 가정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대책 등도 사후 수습과 처벌 위주의 대책이라는 점에서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문화가 강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