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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도심 자전거보관대 ‘흉물’ 전락

현장출동 1050 - 도심 자전거보관대 ‘흉물’ 전락>
입력시간 : 2014. 02.18. 00:00




파손된 채 방치…쓰레기장 방불

‘관리부실’로 바퀴지지대 뜯기고 풀리고
일선 구청 “인력부족 한계”…관리 외면

‘광주지역 자치단체들이 자전거 사용률 제고를 위해 앞다퉈 설치한 자전거보관대가 제역할을 하지 못한 채 무단 방치되면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자전거보관대 인근에는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거나 파손돼 보수가 절실한 상황임에도 구청들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관리를 외면하고 있다.
본지 취재진이 광주지역 대중교통시설 주변과 공원, 대학가, 관공서 등 자전거보관소가 설치 된 구간을 둘러본 결과 관리부재 상태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14일과 15일 오후 동구 학동 푸른길공원 입구에 설치된 자전거보관대는 있어야 할 자전거를 대신해 부서진 야구방망이와 사탕껍질, 비닐봉투 등의 쓰레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곳에 설치된 자전거보관대가 ‘텅텅’ 비어있음에도 몇몇 이용객은 공원 내 미술조형물에 자전거 잠금장치로 채워 놔 미관을 해쳤다.
조선대학교 인근 도로에 설치된 자전거보관대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버스정류장과 자전거도로 곳곳에는 자전거보관대가 설치돼 있었으나 대다수가 비어 있어 이용률이 극히 미미했으며, 보관대 한 켠에는 자전거 앞바퀴만 자물쇠로 채워진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동구청 내에 설치된 자전거보관대의 관리상태는 더욱 엉망이었다.
보관대에는 자전거를 대신해 오토바이가 있었고, 비와 눈을 막는 지붕 가림막에는 청소도구가 마구잡이로 꽂혀 있었다.
이 곳 역시 버려진 쓰레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대여용 자전거 또한 인근 화단에 던져진 채로 방치돼 해당구청의 허술한 관리실상을 보여 줬다.
비슷한 시각 광주 서구와 북구 등지에서도 파손된 채 방치된 자전거보관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서구 치평동 한 대형종합쇼핑몰 뒤편에 설치된 자전거보관대의 경우 지붕 일부가 뜯겨져 나간 생태였다.
또 자전거 바퀴지지대는 전면이 뜯겨져 나가 보관대 기능을 사실상 상실해 사용조차도 불가능해 보였다.
또 북구청 사거리 자전거보관대는 지면에 단단히 고정돼 있어야 함에도 나사가 풀린 상태로 노출돼 있었고, 지붕조차 설치되지 않아 녹슨 채 방치된 자전거들로 가득했다.
전남대 내 자전거보관대도 지붕이 없는데다 자전거가 보관돼야 할 곳에 고장난 손수레와 오토바이 등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만물상을 연상케 했다.
시민 유민진씨(28·여)는 “지나다니면서 보니 자전거보관대에 6개월 가량 녹슨 자전거나 바퀴만 덩그러니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도시미관을 크게 해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를 관리해야 할 구청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모 구청 관계자는 “인력을 투입해 현장을 돌며 수시로 확인·점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100여개가 넘는 자전거보관대를 일일이 관리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비가림막은 보행에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빛이 반사돼 운전자 시야 확보에도 불편을 줘 설치하지 않고 있다”면서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전거가 녹슬거나 훼손될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지역 자전거보관대는 동구 155개소(1,195대), 서구 146개소(1,527대), 남구 307개소(4,067대), 북구 116개소(2,989대)가 버스정류장과 관공서 등 인구밀집지역에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