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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바우처 서비스는 선착순 달리기

바우처 서비스는 선착순 달리기?
더 급한 1등급 대상자들 “배려 없다” 반발
이호행 gmd@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4-02-10 06:00:00

 

 
 광주지역 자치구들이 ‘바우처’라 불리는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하 바우처) 수혜자를 선착순으로 선정하고 있어 정말 필요한 저소득층·장애인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은 ‘취약계층 쿼터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9일 광주시·5개 자치구에 따르면, 올해 바우처서비스 제공 계획을 공시하고 20일까지 선착순 신청을 받고 있다. 바우처서비스는 지역내 저소득층 또는 주민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서비스로 현금 대신 이용권(바우처)를 발급하는 서비스이다. 자격 조건은 항목별로 다르지만 전국 가구 평균소득 120~100% 이하에 해당하는 시민이 신청할 수 있다.

 자격에 해당되는 시민은 또 1등급과 2등급으로 나눠 정부가 차등보조하고 있다. 1등급의 경우 한부모가정·장애인가정·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며 2등급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광주시는 현재 자치구를 통해 아동·청소년 관련 12개 사업, 노인 관련 8개, 장애인 관련 4개, 가족 및 영유아 관련 10개 등 총 34개 서비스에 대한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9일 현재 대부분 사업이 정원을 넘어 선착순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고 신청을 마감했다. 현재까지 신청을 받고 있는 사업은 6개에 불과하다. 특히 인기가 높은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는 3일만에 신청이 마감되기도 했다.

 이렇듯 대상자가 선착순으로 마감되다보니, 형편이 어려운데도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놓친 이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광산구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박 모씨는 “저희 가정은 다문화가정으로 이번 바우처서비스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으나 벌써 마감됐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등 꼭 필요한 가정에 우선권을 주지 않은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신청기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선착순 마감이라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서비스가 어딨냐”면서 “너무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 모씨도 “해당서비스를 이용할 때 본인부담금이 1등급, 2등급으로 나눠지는 것은 더 형편이 어려운 1등급 계층에 더 많은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런데 이를 완전 선착순으로 선정한 것은 1등급 취약계층의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등급 해당자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쿼터제를 통해 이들을 도와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서비스를 받으려는 사람은 많은 반면 해줄 수 있는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해당 시민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게 건의해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바우처서비스 신청기간과 필요한 사람 선발은 각 지자체에서 결정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에서는 지원금을 주는 것 외에는 따로 관여하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