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교수 채용 논문 표절·조작 시비
“일부 교수들 후보자 탈락 위해 조작” 의혹 잇따라
대학 ‘특위’ 가동·사법기관 조사 착수…귀추 주목
입력날짜 : 2014. 01.06. 00:00
조선대학교 군사학부 신규 교수 채용문제를 놓고 지원자와 일부 교수들 간의 갈등이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각종 추문이 뒤따르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지원자의 논문표절로 불거졌지만, 실체는 교수들이 지원자를 의도적으로 탈락시키기 위해 논문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더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진실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조선대에 따르면 대학 군사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김주삼 박사는 지난해 7월 군사학부 교수 채용에 최종합격한 후 신규 임용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김 박사의 일부 논문이 표절됐다는 투서가 법인 등에게 접수됐고, 이에 대학 측은 교원채용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4개 학회에 판단을 의뢰했다. 그 결과 4개 학회 중 국가안보전략연구소와 한국동북아학회, 한국평화연구학회 측은 “논문표절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답변한 반면, 조선대 사회과학연구소 산하 동북아연구소는 “표절과 중복게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조선대 교원채용전문위원회는 표절·중복게재 의혹이 일고 있는 3편의 논문의 명확한 처리가 있을 때까지 김 박사의 임용제청 유보를 법인이사회측에 건의했고 이사회 측은 이 안건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본보가 표절·중복게재를 주장한 동북아연구소 연구윤리위원회측이 제시한 김박사 논문과 비교논문을 살펴본 결과, 표절보다는 논문 조작 의혹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연구윤리위원회 측이 제시한 논문에는 원본에 존재하는 인용표시(각주)들이 상당부분 빠져있었고, 김 박사가 제출한 논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의혹도 일고 있다. 또 비교논문에 논문원본 내용이 아닌 전혀 다른 내용이 첨삭돼 있다.
더욱이 김 박사가 제출한 논문은 2010년 8월에 ‘동북아연구’에 발표됐고, 연구윤리위원회측이 제시한 비교논문은 수개월이 지난 ‘평화학연구’ 2010년 12월에 발표된 것이어서 앞서 발표된 논문이 향후 발표될 논문을 인용하거나 표절했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김 박사의 논문을 심사해 온 것으로 알려진 동북아연구소 연구윤리위원회 A교수가 나중에서야 ‘연구윤리위원이 아니다’고 밝혔다는 점은 이 연구윤리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김 박사는 “연구윤리위원이 아닌 교수가 어떻게 소명 및 각종 회의에 참석했는지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또 대학본부에 수차례 심사위원회 부정행위 진상조사 등을 요청했지만 매번 묵살 됐으며, 급기야 청와대와 교육부 등에 민원을 접수한 이후에야 진상위원회 등을 구성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조선대는 김 박사의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진 지 5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연구처에 ‘진상위원회’을 꾸려 군사학부 교수공채 연구윤리 위반(논문표절)사항을 심의하기로 의결했다. 이어 26일에는 동북아연구소 연구윤리위원회의 논문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위원회도 따로 구성했다.
조선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이 김 박사의 이의신청을 묵살한 것이 아니다. 다만 대학 규정상 정식 교직원이 아니어서 연구윤리위원회를 가동하지 못했을 뿐이다”며 “이번 문제는 논문조작보다는 논문 표절·중복게재에 대한 진실규명이 우선이다 보니 이 부분에 무게를 두고 진행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자투성이 논문조작 문제를 대학 측이 적극 나서지 않은 점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뒤늦게나마 대학 측과 사법기관에서 이번 문제에 대한 진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돼 다행이다”면서 “하지만 모교인 조선대 교수임용을 위해 20년간 전념해 온 저를 비롯해 부모님, 아내 그리고 고 3 아들 등 가족전체가 너무나 많은 고통을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선대 출신 교수들과 타 대학 교수들간의 ‘학내 알력싸움’에 김 박사가 희생량이 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대학측과 사법기관의 정확한 진실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박은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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