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주,전남 지역소식

화정4동 작은도서관 이용 통제 주민들 불만

작은도서관에선 책만 읽으라구요?”
화정4동 작은도서관 이용 통제 주민들 불만
“사랑방인데, 자유롭게 이야기 하면 안 되나?”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4-01-06 06:00:00
 

 

▲  최근 관리 및 이용통제가 엄격해진 서구 화정4동 작은도서관. 하지만 주민들은 “동네 사랑방” 같은 작은도서관을 원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도서관이면서 아니다. 책을 읽는 곳이지만 때로는 같은 공간에 모인 이웃,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함께 모여 영화를 보거나 종이접기를 배우는 ‘교실’도 되고, 시험공부를 하는 ‘공부방’도 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작은도서관들은 “조용히 책만 읽도록” 관리되고 있다.

 최근 서구 화정4동의 작은도서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놓고 이용 주민과 관리주체와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개소한 화정4동 작은도서관은 총 1억 원의 국·시비가 투입돼 화정4동 주민센터 3층에 만들어진 ‘공립’ 작은 도서관이다. 195㎡ 공간에 열람석과 서가, 모임공간 등이 있으며 약 3000여 권의 도서와 컴퓨터가 갖춰져 있다. 관장은 화정4동장이 맡고 있다.

 이 작은도서관의 한 해 이용자수는 1만 명으로, 화정4동 거주민의 절반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화정4동 작은도서관을 ‘떠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3일 만난 주민 A씨는 “작은도서관을 관리하는 분(동장)이 시끄럽다고 혼내는 경우가 많아 무섭다고 발길을 끊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 내 ‘이야기방’에 대한 ‘폐쇄’ 문제도 불거졌다. 이야기방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친구들끼리 자유로운 담소를 나누거나 스터디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그런데 최근 화정4동 주민센터가 ‘이야기방’의 저녁시간 운영을 통제하면서 이용자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광주시청 민원게시판에는 “전기요금과 안전을 이유로 사랑방 같은 이야기방이 폐쇄되고, 청소년들이 이야기 좀 하면서 떠든다는 이유로 못 오게 하는 것이 마땅한 처사일까요?”란 내용의 민원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화정4동의 동장 손모 씨는 “이야기방은 야간에 이용자들이 많이 없어 운영 시간을 조정한 것 뿐이다”면서 “특히, 이야기방은 밀폐된 공간이어서 학생들끼리 들어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어느 정도의 제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문제는, 바로 옆이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도서실이기 때문에 떠들어선 안 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정4동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B씨는 “여기(작은도서관)는 주민들이 만든 곳으로, 사랑방처럼 운영이 돼야 하는데, 화정4동의 도서관 관리자들은 그저 조용히 해야 하는 ‘도서관’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주민이 아닌 관리자의 입장에서 문제라고 생각해 통제하려는 것은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작은도서관은 깔끔하고 시설도 좋지만, 무엇보다 동네 이웃들을 자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갈수록 도서관 분위기가 딱딱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