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 학원가 학부모 차량 노린 자해공갈 조심 |
뒤엉켜 혼잡한 틈 이용 접촉사고 유발 돈 요구 지난달만 수차례 발생 블랙박스 본후에 돌변 |
입력시간 : 2014. 01.03. 00:00 |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5ㆍ여)씨는 최근 자신의 승용차로 학원수업을 마친 자녀를 태우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학원가에서 서행 중인 김씨의 차량에 갑자기 사고를 당했다며 젊은 남성이 길을 막아선 것.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행인을 친 기억이 없었던 김씨는 의심쩍은 생각이 들어 이 남성에게 병원 진료를 권유하며 차에 태웠다. 남성은 차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본 후 태도가 돌변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니 치료비 명목으로 2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모(40ㆍ여)씨도 김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자녀를 픽업하기 위해 학원가 골목길에서 차를 운전하고 큰 길로 나오다 '퍽'하는 소리가 들려 황급히 정차했다. 그러자 10대로 보이는 청소년 한명이 기다렸다는 듯 '사이드 미러에 팔꿈치를 부딪쳤다'면서 약값을 요구했다. 이씨는 병원에 가야하는거 아니냐고 물었지만 극구 사양하며 약값 1만원만 받고 홀연히 사라졌다.
최근 광주 동구 장동 학원가 밀집지역에서 자녀를 태우러 온 학부모를 노린 '자해공갈'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한달간 수차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도 순찰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동구 장동 인근에는 영어ㆍ과학ㆍ수학 등 중ㆍ고생 입시관련 학원 40여 개가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매일 오후 8~10시 사이 자녀들을 귀가시키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의 차량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한 상인은 "오후 8시부터 이곳 학원가 일대는 수강생과 픽업하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이 서로 뒤엉켜 혼잡하다"면서 "이곳은 도로 폭이 넓지 않고 인도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아 운전자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골목길을 끼고 있는 편도 1차선 도로로 대부분 20~30㎞의 속도로 서행하는 차량이 대다수다. 이 때문에 일부러 접촉사고를 유발해 치료비 등을 챙기려는 자해공갈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학생들을 태우러 온 차량 운전자 대부분이 주부들로 운전이 미숙하다는 점을 악용해 금품을 갈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잇따르자 학원에선 학부모들에게 통지문 등을 발송하는 등 피해 예방에 나섰다. 광주 동구 장동의 한 학원 원장은 "최근 학원가 주변에서 학부모들이 교통사고 자해공갈단에게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우리 학원 수강생 학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 동부경찰서 김태철 강력계장은 "고의 교통사고로 운전자들에게 금품을 뜯어내는 자해공갈단들은 대부분 사이드미러 쪽이나 후진 차량의 뒷부분을 노린다"면서 "피해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만큼 특별 순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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