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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창조마을 비리’ 광주시-서구 ‘책임 떠넘기기’

창조마을 비리’ 광주시-서구 ‘책임 떠넘기기’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12-30 06:00:00
 

 

서구 “시 감사 결과 문제 없었어…제대로 했다”
광주시 “감사에서 문제 발견했다” 상반된 주장

 광주 서구 상무2동 ‘광주시 행복한 창조마을(이하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뇌물비리와 사업비 부풀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책임 주체인 광주시와 서구가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문제에 대한 책임 회피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광주 서부경찰서가 상무2동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20명을 불구속 입건한 것과 관련, 서구는 27일 “상무2동 창조마을 사업에 대한 지난해 광주시 감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조마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서구 도시재생추진단 관계자는 “상무2동은 창조마을 사업뿐 아니라 ‘내 집 앞 마을 가꾸기’ 등 다른 비슷한 사업이 복합적으로 진행됐다”며 “실질적인 문제는 창조마을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내려준 사업비(창조마을 사업비)는 제대로 집행을 했고, 다른 사업 쪽에서 했던 부분들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광주시의 설명은 이와 전혀 다르다. 광주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지난해 시 감사에서 쌍학공원 무대 정비 사업에 쓰이는 자재가 계획서와 다른 사실이 적발돼 담당 공무원을 징계했다”며 “꽃밭 사업도 (묘목 등) 수량이 적다는 것이 드러나 670만 원 정도를 회수 조치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경찰 수사는 시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가지고 다시 들여다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관계자의 말이 맞다면 “시 감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는 서구의 주장은 ‘거짓’이 되는 동시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시의 설명대로 서구청은 ‘상무2동 창조마을 사업의 실제 시행청’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 수사에서 창조마을 사업비 중 일부가 빼돌려진 혐의가 포착된 상황에서도 서구는 여전히 “창조마을 사업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광주시도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감사 결과를 떠나 사업비가 빼돌려진 것을 발견해내지 못한 것은 변함 없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시는 “시 감사가 수사에 바탕이 됐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작년 연말에 진행됐고, 경찰 수사는 지난 10월 첩보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광주시가 “문제의 소지를 알고도 상당 기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

 더욱이 지난해 시 감사를 통해 상무2동 창조마을 사업 관련 담당자를 징계까지 했던 광주시는 올해 1월 ‘광주 행복한 창조마을 결실’이란 보도자료를 내 “서구 상무2동이 ‘행복을 꿈꾸는 하모니타운’으로, 시설이 낙후된 쌍학공원을 조각공원·갤러리 등과 함께 주변 장애인들을 고려한 무장애 공원으로 만들어 주민과 청소년들의 문화·소통·교육의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사라져가는 공동체 부활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홍보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펼쳤다. 때문에 “광주시가 성과에 급급해 문제가 발견된 곳마저 ‘성공 사례’로 소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