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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윤장현 “광주, 아프고 힘들다… 갈 길 고민”

 

윤장현 “광주, 아프고 힘들다… 갈 길 고민”

25일 법륜스님과 ‘즉문즉설’…사실상 광주시장 출사표 밝혀
법륜 “어떻게 시민이 주인인 광주 만드냐가 중요”

 

▲ 윤장현 광주·전남 비전21 이사장이 25일 법륜스님과`즉문즉설’의 대담자로 나서 자신만의 광주의 비전을 제시하며 광주시장 `출사표’를 밝혔다.

 안철수 세력의 광주시장 후보자로 거론되는 윤장현 광주·전남 비전21 이사장이 ‘단 한 사람도 버림 받지 않는 동네’로 광주의 미래상을 제시하며 사실상 차기 광주시장 도전의 뜻을 내비쳤다.

 25일 윤 이사장은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즉문즉설’ 토크콘서트의 대담자로 나섰다. 대담에 앞서 윤 이사장은 “근래 만난 광주·호남 분들이 아프고, 힘들어하고 있다”며 “그 걱정과 마음들을 모아 광주의 갈 길, 호남의 길을 고민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화가 시작돼 윤 이사장이 던진 첫 화두는 ‘청년’이었다. 그는 “청년들이 밥벌이도 하고, 장가도 가야 하고, 효도도 해야 해 힘이 되는 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법륜스님은 “청년의 특징은 ‘혈기’와 ‘용기’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고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지역 문제 마을 공동체가 결정, 행정은 뒷받침”

 이어선 ‘광주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윤 이사장은 “광주는 일제 식민지에 맞서 학생들이 독립운동을 했고, 군부독재 때는 민주화운동을 펼쳐 대한민국이 이만큼 왔다”면서 “하지만 그런 민주화의 주역인 광주의 시민들은 지금 너무 힘들고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륜스님은 “정치적으로 지난 연말 광주 시민들이 꾸던 꿈이 실현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특별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 데서 그런 것 같다”며 “갑갑한 상황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지혜롭게 해결할 길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륜스님은 “현재 우리나라 권력이 너무 중앙에 집중돼 있다”며 지방분권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의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또 지방에서 각 동 주민센터까지 분산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일상적 생활에서 주민들이 결정권자가 되고, 권력의 주인이 돼야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 이사장은 “전체의 20%만 지방자치란 말이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의 결정권은 ‘밑’으로 내려와야 한다”며 “노인의 복지, 생태, 환경, 작은도서관 등의 문제는 관치가 아닌 마을 공동체 단위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행정이나 지자체는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법륜스님이 “광주부터 그렇게 한 번 해보죠”라고 하자 윤 이사장은 “광주가 저항으로 민주화를 세웠다면, 참여와 창조의 모델로 한국사회를 빛 낼 수 있겠냐”고 답하기도 했다.



법륜 “광주, 대한민국의 대안 모델 돼야”

 법륜스님은 “경상도와 전라도는 선거에서 특정 정당만 찍는다”며 “이런 왜곡된 투표행위는 결국 국민의 투표권을 없애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역주의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특히, ‘광주시장’과 관련해선 “ 누가 시장이 될거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시민이 주인공인 광주를 만들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이사장은 “법륜스님을 광주시장으로 모시면 참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기 광주시장 도전설이 유력한 윤 이사장은 이날 자신이 그리는 ‘광주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윤 이사장은 “광주시민들은 서로 따뜻하게 푸근하게 살고 싶은 꿈이 있다”며 “광주가 ‘큰 일’을 하더라도 상처받지 않고 모두가 서로 보듬어주고, 한 사람도 버림 받지 않는 따뜻한 동네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법륜스님은 “과거에는 잘못된 것에 저항하고 부수면 될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부수고 나서 새로운 걸 하지 못해 이에 대한 지지가 떨어졌다”며 “이제는 ‘광주처럼 대한민국을 만들자’처럼 광주를 가장 민주적인 대안 모델로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이름처럼 광주가 빛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특히, “과거의 유산을 제대로 계승하는 것은 기념행사만 하고 자랑스러워할 게 아니라 암울한 시기에 다시 광주의 힘을 일으켜 세워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대화가 모두 끝나자 윤 이사장은 “‘정신’이 붙는 도시는 광주밖에 없다. ‘광주 정신’은 수 조원, 수백 달러로 살 수 없는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지금은 힘들고, 어렵고, 갈 길이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겐 저력이 있다. 광주가 어느 한 사람도 버려지지 않는 동네, 아무도 역사 속에서 함부로 하지 못하는 당당한 광주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