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비옥한 토지였는데…” 농민들 분노
■나주 옥정지구 토양 리모델링 현장 가보니
4대강 사업 영산강 오염 진흙 사용 벼 포기 고사
“내년 농사도 어떻게 하나” 한숨…부실사업 원망
입력날짜 : 2013. 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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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의 일환인 나주 옥정지구 리모델링 사업 중에 오염된 토양을 사용해 농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가 자라지 못해 수확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에 이 지역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땅만 쳐다보며 분노를 곱씹고 있다.
3일 나주 동강면 옥정리 신근형(48)씨의 논 앞. 9월 들어 녹색 빛을 띄고 자라 있어야 할 벼들이 ‘모’일때의 모습으로 죽어있다. 신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 번째 심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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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옥정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에 따르면 이 지역 리모델링 사업은 익산국토관리청이 사업을 총괄해 총 61㏊에 걸쳐 농지를 리모델링한 사업이다. 리모델링을 한 이유는 4대강 사업과정에서 영산강에서 준설한 토양을 옥정리에 지반정지 작업을 통해 소화하는 것이었다.
당시 농민들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지금보다 더 많은 수확을 올릴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말을 믿고 큰 반발없이 공사를 수용했다. 그러나 리모델링을 하는 과정에서 옥정리에 토양 공사를 한 G건설이 오염된 토양을 사용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더욱이 이 G건설은 전남도와 직접 계약한 업체였다. 농어촌공사는 감시소홀로, 전남도는 잘못된 업체 선정으로, 무엇보다 익산국토관리청은 멀쩡한 강을 뒤집어 옥정리를 폐허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만 받고 있다.
신씨는 망해버린 논의 흙을 들어 보이며 “제가 이곳에서 30년을 농사지었는데, 어떻게 그 비옥했던 토지를 이렇게 만들 수가 있습니까”라며 “석회 살포 등의 대책 이전에 그냥 이전의 땅으로만 돌려주십쇼. 내년에도 농사를 지어야 할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기관들의 무관심으로 나주 동강의 일등급 쌀이 사라진 것에 대해 그저 신씨는 고개를 숙이고만 있을 뿐이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피해보상을 할 예정이지만 오염된 토양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사용됐으며 수확량 감소 등에 대해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에게 일단 의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옥정리에는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20여명이 나와 이곳 토양을 채취해갔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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