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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분양도 안된 산단옆 석산에 인허가 추진

분양도 안된 산단옆 석산에 인허가 추진
[이슈현장] 순천시의 이상한 농공단지 조성
전남도·광양만청 “이해할 수 없는 조치”
순천시 “투자협약과 인허가 절차 별개”

2013년 09월 02일(월) 00:00

 

 

 

순천시가 조성중인 일반산업단지 바로 옆에 새로운 사업자의 농공단지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도 안 된 산업단지 옆에 성격이 유사한 농공단지 신규 조성이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다 산단 사업자는 물론 주민, 전남도, 광양만경제자유구역청 등이 모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농공단지 부지는 골재 채취가 가능한 석산으로, 지난해 조충훈 현 시장 취임 이후에 설립된 농공단지 추진업체는 중국 업체의 투자유치를 받았다며 순천시와 투자협약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석산 발파 작업으로 인해 산업단지 분양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산단 사업자는 기존 협약과 달리 부지 인근에 농공단지를 인허가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해룡면에 조성될 예정인 해룡일반산업단지 2단계(60만8000㎡)부지 옆 배부락산을 올해부터 2016년 6월까지 해룡선월농공단지(14만5000㎡)로 조성하는 개발허가신청이 접수돼 인허가절차를 진행중이다.

시는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17일 지역 건설·토목업자로 구성된 ㄱ업체, 중국 업체 등 2곳과 이 농공단지에 200억원을 투자해 고압용기 제조 및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투자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 ㄱ업체 측은 배부락산 부지 내 사유지 절반 이상을 매입한 뒤 지난 7월10일 시에 사업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지난달 6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친 합동설명회가 주민 반대로 모두 무산됐으며, 사전협의에 나선 전남도나 광양만청 등에서도 시의 농공단지 조성이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이 부지는 애초 산단에 포함됐다가 ‘사업성’을 이유로 제외된 곳이어서 지난해 갑자기 사업이 추진된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공단지 조성을 맡은 ㄱ업체는 지역 건설토목업체 관계자들이 지난해 7월26일 설립한 회사로, 일부는 지난해 순천시장 보궐선거 당시 특정후보의 선거캠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업체가 석산을 개발해 토사 및 골재를 판 뒤 산단 조성후 분양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다른 후보 캠프에 몇 번 들린 적은 있으나 깊이 관여하지는 않았다”며 “조성중인 산단의 분양가가 너무 높은데다 중국 사업자 측이 투자를 서두르고 있어 농공단지 개발에 나선 것으로, 모두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설명했다.

순천시는 투자하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투자협약서를 체결하는 것과 인허가 절차는 별개 사항”이라며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반려할 규정이 없으며 중국 업체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