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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농성동 오·폐수 역류현상 재발

농성동 오·폐수 역류현상 재발
입력시간 : 2013. 09.02. 00:00


 

지난 29일 오후 광주 서구 농성동의 한 주택가 골목 오수관에 빗물이 유입해 생활하수가 넘치고 있다.
주택가 인근 맨홀서 오수 넘쳐 악취 고통

시청·시행사 늑장 진상조사 주민들 분통

광주에 내린 집중호우로 서구 농성동 한 주택가 인근 하수관에서 또 다시 오·폐수 역류현상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겪었다.

농성동 하수관 문제는 올해 장마가 시작한 때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광주시는 이에 따른 별다른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어 주민들은 하수관 부실공사 주장을 제기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광주에선 104.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오수관과 통하는 크고 작은 맨홀에선 배설물과 음식물쓰레기가 흘러나왔고 인근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일이 두달 동안 거듭해서 되풀이되고 있지만 시청과 오수관 시행사는 진상조사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A씨는 "올해만 벌써 오·폐수 역류현상이 수차례다"며 "오·폐수 악취가 집안에까지 풍겨 구토가 나올 지경이다"고 반발했다.

이 골목 오수관에서 비만 오면 하수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 완공된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진행된 오수관거공사가 완료된 이후부터다.

광주시와 금호건설 등에 따르면 872억원이 투입된 하수관거공사(1∼8공구)는 2010년 7월부터 착공해 지난 4월 완공됐다.

하수관거는 4m 높이, 33㎞ 길이에 달하고 우수와 오수를 분리해 두 개의 관이 별도로 매설돼 있다. 금호건설 측은 주변에 오래된 주택이 많아 이를 헐지 않는 이상 오수와 우수 분리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20년 운영 기간 내에 건물주가 건물을 헐고 신축할 경우 우수와 오수 분리공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광주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금호건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20년간 운영비 등을 광주시로부터 지급받은 뒤 운영권을 광주시에 넘긴다. 금호건설은 총 공사비 872억원을 투입했다고 밝히고, 20년간 운영비 992억원을 시로부터 받는다.

시행사와 시청 측은 지난번 역류현상이 발생했던 사실과 마찬가지로 이번 피해도 상부 주민이 빗물을 빼내기 위해 오수관의 맨홀을 열어 빗물이 유입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수관거 공사 협력업체 대표가 지난달 1일 광주시 홈페이지에 "막바지 준공에 쫓겨 70% 이상 생활하수를 분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시청과 시행사 측에 즉각 진상조사를 촉구했으나 협력업체가 문제를 제기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시청 관계자는 "현재 시행사에서 공사가 제대로 됐는지 현장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결과를 통보받지 못해 오수가 넘치는 이유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건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