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기대하며 60여년 마음 졸이며 살았다" |
이산가족 상봉 재개 기다리는 김인성 할머니 '이틀만 서울에 가 있으면' 가족과 생이별 기억 생생 매번 신청 기회 못얻어 저승에서나 만날런지… 합의 근접 소식에 잠 설쳐 |
입력시간 : 2013. 08.22.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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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두암동에 살고 있는 김인성(81) 할머니는 최근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재개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날마다 밤잠을 설치고 있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는 반백년이 훌쩍넘은 63년이 지났어도 피난할 때의 일을 생생하 기억하고 있다.
1950년 12월4일, 당시 평안남도 평양의 한 교회를 다니던 18살의 김 할머니는 교회 예배를 보러 갔다가 뒤숭숭한 분위기에 남동생, 사촌동생과 함께 피난을 서둘렀다.
김할머니는 '단 이틀만 서울로 내려가 있으면 된다'는 말에 그대로 피난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러다 통금시간인 6시에 걸려 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김 할머니만 목사님의 어린 딸을 대동강까지만 데려다 주려다 함께 피난을 동행했다.
교회 목사님 가족을 도우려다 그대로 가족들과 생이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다음날 아버지가 동생들과 함께 피난가려나 폭격을 맞아 돌아가셨다는 것도 한참 후에 알게 됐다.
김 할머니는 "당시 목사님 막내 딸이 돌도 지나지 않아 대동강까지만 그 아이를 데려다 주려다 함께 배를 타고 내려오게 됐다"며 "이틀만 지나면 가족들을 다시 만날 줄 알았는데 60여년을 그리워할 줄 몰랐다"고 밝혔다.
대동강을 건넌 김할머니는 걸어서 서울 영등포에 도착했다. 곧바로 대구로 시집간 고모를 찾아 또다시 걷기 시작해 한달여 만에 고모를 만날 수 있었다.
김 할머니는 그렇게 대구에 정착해 역시 같이 북에서 피난온 남편을 만나 2남3녀를 기르며 이제나 저제나 북쪽의 어머님과 형제들을 만나기를 기대했다.
할머니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북의 형제들 소식을 63년간 오매불망 기다리며 매번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대면상봉은 고사하고 화상상봉 기회도 얻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살아생전에 상봉할 수 있을 지 체념만 거듭했다.
지난 2010년 11월 이후 중단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최근 남북간 실무회담이 진행되면서 또 다시 김 할머니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다
이제는 고령이 되다보니 앞으로는 북의 가족 소식들을 못들을지 모른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이제나 저제나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북에 두고 온 동생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실망뿐"이라며 "월남 가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북에서 많은 차별을 당했을 어머니와 여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그는 "북의 가족들이 차별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차라리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하지 말것을 하는 후회도 들었다"며 "만나지도 못할 것을 알면서도 괜한 기대로 60여년을 마음 졸이며 살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의 이산가족은 7월말 현재 광주 656명, 전남 1천6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00년 8월 15일 제1차 상봉 이후 현재까지 13년간 18차례에 걸친 대면상봉으로 북의 가족과 얼굴을 직접 맞댄 도내 상봉자는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적십자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될 경우 상봉 후보자 선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인선위원회를 개최한 뒤 고령자와 직계가족 우선 원칙 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무작위 추첨으로 상봉 인원의 3∼5배수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상봉의사 및 건강상태 등을 확인해 상봉자를 2배수로 압축한 뒤 북측과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생존자 가운데 최종 대상자를 뽑게 된다.
화상상봉은 서울 한적 본사에 5개, 수원과 인천, 대전, 광주, 제주, 춘천 등 지역 적십자사에 8개 등 전국적으로 설치된 13개소의 화상상봉장에서 이뤄진다. 북한에는 평양에 10개가 있다. 선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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