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에 생떼ㆍ폭행… '막가파 민원인' 골머리 |
공공기관 무작정 찾아와 고함 지르고 집기 등 파손 |
입력시간 : 2013. 07.01. 00:00 |
막말에 폭행, 심지어 돈까지 요구하는 '막가파식' 악성 민원인들 때문에 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무작정 찾아와 생떼를 쓰거나 욕설을 퍼붓는 건 기본이고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파손시키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달 13일 오전 광주 남구 백운2동 주민센터. 조용하던 주민센터가 갑자기 A(50ㆍ여)씨와 그의 딸, 애완견의 등장으로 소란스러워졌다. A씨는 이날 백운동으로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A씨는 센터에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센터장을 찾았다. 당시 A씨는 집에서 백운2동 주민센터까지 찾아오기 위해 택시를 탔고, 택시기사가 골목길에 위치한 주민센터를 찾지 못해 헤매던 중 인근에 내려줘서 5분 가량을 걸어와 화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갑작스런 A씨의 난동에 주민센터 관계자 7명은 숨 죽이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차분히 앉아서 대화로 해결하자'는 공무원의 말에도 A씨는 한사코 거부하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2시간째 이유없이 난동을 피운 A씨는 공무원이 현금 1000원을 건네자 '다음부터 조심하라'는 경고를 남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한달에 1~2번씩 꼭 악성 민원인들이 찾아와 소란을 피우고 가면 혼이 쏙 빠져 업무에 큰 지장이 빚어진다"며 "민원 처리 중 자주 있는 일이라 물건을 부수거나 큰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광주의 한 구청에 찾아와 소란을 피운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남부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월15일 오전 9시27분께 광주 남구청 위생과 사무실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B(54)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B씨는 사건 당일 공무원 이모(51)씨와 위생교육 관련 문의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시비가 붙었고, 구청까지 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화 폭언은 사무실에서 폭행으로 이어지며 이씨 뿐만 아니라 공익요원,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동영상을 촬영 중이던 다른 공무원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막가파식' 악성 민원인들의 폭언과 폭행, 심할 경우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안전행정부는 지난 4월 악성 민원인의 폭언ㆍ폭행시 녹음이나 녹화하고, 반복적인 경우 고소ㆍ고발하도록 지침을 만들어 민원행정 및 제도개선 추진 지침을 만들어 정부 부처와 각 지자체에 발송했다. 특히 관공서 주취난동의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 업무방해에 대한 벌금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다.
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
민원부서 공무원 93% 폭언 경험
전국 지자체 민원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93%가 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30일부터 7월11일까지 열흘간 전국 지자체 민원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1만8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이들 중 93%가 일을 하면서 폭언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고, 13%는 폭언이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 공무원의 58%가 성희롱이나 성적비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공무원들은 이같은 민원인의 폭언과 폭행 방지대책으로 82%가 처벌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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