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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광주 남광보도교 관리권 “글쎄요” 행정

광주 남광보도교 관리권 “글쎄요” 행정
광주시·동구·남구 “우리 책임 아냐” 서로 떠넘겨
취재후 2010년 동구 이관 확인…“지금까지 뭐했나”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07-02 06:00:00
 
▲ 장기간 훼손된 채로 방치된 남광보도교.

 푸른길과 남광주역사 테마파크를 잇는 남광보도교가 분명한 관리주체 없이 부실 관리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남광보도교를 건설한 광주시와 보도교에 인접한 동구·남구 모두 “관리 책임이 없다”며 훼손된 다리를 방치한 것. 특히, 이들 지자체는 관리 주체가 어딘지도 모르고 있다가 취재가 진행되고 나서야 2010년 동구에 관리권이 넘어간 걸 확인했다.

 1일 광주시·동구 등에 따르면, ‘광주천 교량경관개선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4월에 착공해 2010년 5월 준공된 남광보도교는 옛 철길의 흔적인 남광철교 위에 설치돼 있다. 길이는 125m, 보도교 폭은 3.6m로 남광보도교는 올해 완공된 남광주역사 테마파크와 푸른길을 이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남광보도교의 부실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나무로 된 보도교 바닥 일부가 파손되거나 휘어져 길을 지나는 시민들이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준공 이후 4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남광보도교의 보수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하지만 남광보도교의 관리 주체가 없어 상당 기간 훼손된 교량이 방치되고 있다. 이경희 (사)푸른길 사무국장은 “남광보도교 바닥에 파손된 부분이 있어 한 달 전부터 광주시, 동구, 남구 등에 보수를 요청했지만 ‘우리 관리 책임이 아니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그럼 도대체 남광보도교 관리주체는 어딘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광보도교는 광주시 종합건설본부가 지었지만, 차가 지나는 교량이 아니기 때문에 광주시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반적으로 교량에는 시설 현황과 관리주체 등이 명시되지만, 남광보도교에는 이마저 없다. 이경희 국장은 “남광보도교의 위치가 동구 남광주시장과 남구 봉선동 경계에 있어 동구나 남구의 관리일 것 같아 건설과에도 전화를 해봤고, 공원 시설물로 관리될 수도 있어 동구·남구 공원녹지과에도 문의를 해봤다”며 “웬만큼 전화를 돌려보면 어디서 담당하는지 나오는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남광보도교 관리 담당 주체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남광보도교의 관리 주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커지는 상황. 실제 본보가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와 동구 건설과·공원녹지과, 남구 건설과 등에 문의를 했을 때도 돌아오는 답변은 답답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해당 보도교는 시 관리 대상이 아니어서 구청에서 관리를 하는데, 어딘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동구 건설과는 처음엔 “우리 소관인 것 같다”고 답했다가 다시 “남광보도교가 푸른길 공원의 연장으로 공원녹지과에서 관리를 할 수 있다. 정확한 건 알아보고 전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동구 공원녹지과, 남구 건설과 등은 “관리권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일부 담당자들은 남광보도교 공사 주체가 어딘지도 모르고 있었다.

 결국 이곳저곳 취재가 진행된 후에야 동구가 2010년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로부터 남광보도교의 관리권을 넘겨 받은 게 확인됐다. 동구 건설과 관계자는 “온지 얼마 안 돼 잘 모르지만, 공원녹지과에 관리권을 넘겨줘야 하는데, 그게 아직 처리가 안 된 것 같다”며 “아직 우리에게(건설과에) 관리권이 있으니 훼손된 부분을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동구가 이미 몇 년전에 관리권을 받고도 자신들이 관리 주체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 이경희 국장은 “남광보도교는 끊어진 푸른길 공원을 연결하는 게 주목적으로 추진할 당시 남광주 푸른길 공원 조성할 때 같이 만들자 했지만, 광주시가 먼저 보도교를 만들겠다고 고집했었다”며 “이 고집 때문에 남광보도교가 준공 이후 오랫동안 제 기능도 못했고, 관리 책임이 있는 행정 기관도 무관심하게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무관심으로 인해 지금까지 관리주체가 불분명했던 것도 문제지만, 어쨌든 동구는 관리권을 받았음에도 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 또한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끊어진 푸른길을 잇는 남광보도교. 2010년 준공 이후 여지껏 관리 주체가 밝혀지지 않아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