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쓰에 위치한 요요카쿠 료칸... 1890년대에 문을 열고 4대 120년 동안 대를 잇고 있다.
료칸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다. 일단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멋진 일본식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도심 주택가 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200년이 넘은 노송들이 즐비한 정원에서
연못의 물소리를 들으며 심산유곡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천연온천이 없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북큐슈의 가라쓰는 다행히 지진,화산 안전지대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온천도 없다. 관광객 유치에는 큰 걸림돌- 조용한 휴식처인 이곳엔 도올 김용옥이나 최지우, 박유천, 이다
해 같은 한국의 유명인들도 많이 다녀갔다고 한다.
주인 내외는 모두 한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는데
비의 팬이라는 사모님은 상당히 유창한 수준이며 사장도 의사소통은 되는 수준이다.
나는 한국어보다도 사장님의 영어실력에 놀랐다.
올해 연세가 78세라는데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서도 그만한 발음을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깔끔한 영어를 구사했다.
소나무 관리비로 1년에 몇천만원 정도 소요된단다. 이런 정원만 보고 있어도 왜 일본인들이
특급호텔 대신 료칸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다.
요요카쿠(洋 閣) 료칸의 입구. 입구에선 저런 별천지가 있으리라고 상상을 못했다.
기모노를 입고 서비스 일체를 담당하는 여성들을 나카이 상이라고 하는데
일단 방에서 이들이 대접하는 차를 마시는 것으로 료칸의 서비스는 시작된다.
료칸에선 손님의 신상을 미리 파악해 벽면의 작품들도 손님의 나이, 취향등을 고려해 바꿔가면서 세팅하며,
저렇게 작품을 배경으로 한 자리가 상석이 된다.
벌레 때문인지 향을 계속해서 피운다. 냄새만 놓고 치면 상갓집 비슷하다.
방 어디에서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차를 마시고 온천욕을 즐겼다면 이른바 가이세키(會席)요리라고 불리는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이 날의 메뉴는 한국에서도 많이 맛보는 샤브샤브, 샤브샤브란 말 자체가 '찰랑찰랑'이라는 일본 의성어다.
료카쿠 료칸은 큐슈에서 처음으로 샤브샤브 요리를 선보였던 집이라고 한다.
일본 쇠고기인 와규(和牛)는 본래 세계적으로도 고 퀄리티를 자랑하는 쇠고기인데 그 중에서도 이 지역의
사가규(佐駕牛)는 해풍을 맞고 자라 명품고기로 유명하단다.
료칸의 아침식사는 얼핏 평범하다. 딱 봐도 일반 가정에서 맛볼 수 있는 소소한 집밥 분위기.
어쩌면 이런 편안한 느낌 때문에 일본인들이 그토록 료칸에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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