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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존치-개발 논란 광주역 쇠락과 활성화 계획

광주, 제대로 대처 못해 고속철 제외 … 뉴딜사업 재생 모색

 
 

 

지난 2014년 호남고속철도 완전 개통 이후 광주송정역이 호남의 중추역으로 자리를 잡은 반면 광주역은 보통역으로 전락하면서 존치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지난 2016년 12월 9일 SRT 개통 이후 광주송정역의 하루 이용객수는 1만8762명(주말 2만2504명)인데 반해 광주역은 1193명(1522명)으로 집계됐다.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시설 부족과 미흡에 몸살을 겪고 있는 광주송정역사, 유동인구의 급감으로 비어있는 광주역사는 ‘번화’와 ‘쇠퇴’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거론되고 있다.

◇광주 발전과 성장의 상징, 광주역=광주역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송정리에서 광주와 담양으로 통하는 전남선(또는 광주선)의 개통과 함께 탄생했다. 이후 광주∼남평∼화순∼보성∼벌교∼순천∼여수 등 광주와 전남의 주요 도시들을 잇는 광여선이 1930년 개통하면서 철도시대를 열었고, 광주가 전남의 주축도시로 변모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광여선은 1938년 국유화되면서 그 노선 명칭이 경전서부선으로 바뀌고, 1944년 말 전시체제 하에서 물자 부족에 시달렸던 일제가 광주∼담양 구간의 기존 철로를 철거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광주시 동구 대인동 동부소방서 자리에서 1969년 7월 북구 중흥동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 이후 40여년간 송정역과 함께 광주의 핵심교통시설로 위치했다.

◇광주역에서 고속철 사라진 배경=고속철도 도입을 앞둔 지난 1990년대 후반 지역 내에서 광주역 이전이 본격적으로 논의됐으나 동구·북구는 ‘반대’, 서구·광산구는 ‘찬성’하는 등 자치구별로 극명하게 이견을 보이면서 광주역·광주송정역 모두를 유지하는 이원화 방침이 수립됐다. 그러나 2014년 말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고속철도 정차역은 광주송정역으로 일원화됐다. 정부 방침에 대해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지난 2006년 8월 당시 건설교통부가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을 고시한 뒤 기본설계를 앞두고 2007년 6월 광산구 사전사업설명회, 같은 해 7월 광주시 토론회 등 단 2차례의 의견수렴을 거쳐 광주역을 정차역에서 제외한 기본설계 계획노선이 결정했다. 그 뒤 2009년 초부터 1단계(충북 오송∼광주송정) 구간의 공사기간을 2015년에서 1년 앞당기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기본계획 변경이 이뤄졌으나 이 때도 광주역 문제는 거론되지 못했다.

늦게나마 학계에서 일원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지역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정부부처의 결정에 의존하면서 이를 바로잡을 시기도 놓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노경수 광주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지역공약에 광주역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어필해 과거의 잘못된 결정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며 “일원화할 수밖에 없다면 그에 따른 분명한 대가를 지원받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광주역과 그 주변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도시재생뉴딜에서 추가하는 광주역 새로운 기능은=광주시는 국비와 시비 최대 1000억원이 투입되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광주역의 새로운 모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 역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다. 향후 기차 여행의 대중화, 달빛내륙철도 개통 등을 대비한다는 측면이다.

광주시의 ‘경제기반형 활성화계획 수립용역(안)’에 따르면 광주역 유휴부지는 ‘아시아 신비즈니스의 출발지, 기적소리 광주역’을 비전으로 삼아 4차 산업 전진기지 조성, 호남권 신경제중심지 조성, 아시아문화 관문 조성을 목표로 삼았다. 240만3000㎡의 부지에 푸른길 연계 하이테크 파크, 아이디어공작소, 드론광장, 쇼핑센터, 어린이·청소년직업체험시설, 자동차에프터마켓, 영화관 등 상업시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홍보센터 등을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역 지하에 광주역 광장과 전남대 후문을 잇는 언더패스(Under Path)를 설치하겠다는 안도 제시했다. 광주의 남북을 잇는 도로를 지하화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광주역의 경우 역사와 철로는 이설이 불가능하고, 사업지구 북측의 차량기지 이전의 경우 최소 5∼6년의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차량기기 이전에 필요한 부지면적이 좁다는 것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소화물·주차장구역(1.1만㎡) 이외에는 적정부지가 없고,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부지가 좁아 사업의 조기 착수가 어렵고 초기에 성과를 내기도 곤란하다는 점도 과제다. 시는 코레일과 광주역 유휴부지에 대해 동시 출자해 1단계를 개발하고, 현재 비어있는 광주역사를 리모델링해 청년창업, 문화예술 등의 공간으로 복합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현석기자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