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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IA

1차 왕자의 난 최대의 공신은?

드라마 정도전이 하륜과 이방원의 첫 대면으로 마무리됐다.

 

사실 하륜은 이미 정안군에게 권력의 추가 완전히 기운 이후 발생한 2차 왕자의 난 서술과정에서나 그 이름을 찾아볼 수 있고, 권력 중심부에서 일시적으로 소외됐던 이방원이 이성계의 와병을 틈타 느닷없이 정변을 일으켰던 1차 왕자의 난에는 가담할 틈조차 없었다. 애당초 이방원의 가신이었던 것은 아닌 셈이다. 무의정사라고도 불리는 1차 왕자의 난, 이른바 정도전 제거작전에 참가했던 인물로는 용의 눈물에서 선동혁씨가 분했던 이숙번, 또 민무구,민무질 등 방원의 처남들이 대표적이다.

 

 

지란이 횽의 과거.  용의 눈물 이숙번. 정변당시 안산군수라는 미관말직이었으나

이방원의 참모노릇을 하며 대번에 권력핵심으로.

 

 

 

 

 

하륜이 여말선초 권력의 핵심부에서 살아남는 처세를 했던 대표적인 인물이고

 드라마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으니 이숙번이 따로 등장하기 보단

실제로 이숙번이 했던 참모역할을 하륜이 했던 것처럼 각색될 것으로 보인다.

정도전이 죽는 것에서 드라마가 끝난다면 이숙번이 그다지 중요한 인물은 아니니까.

 

어쨌든  결정적으로 정변 성공에 기여한 최고의 공신은 바로 이방원의 부인 민씨,

훗날의 원경왕후다.

 

조선왕조 실록을 보자.

 

이때 여러 왕자들이 거느린 시위패(侍衛牌)를 폐하게 한 것이 이미 10여 일이 되었는데, 다만 방번(芳蕃)만은 군사를 거느림이 그전과 같았다. 정안군이 처음에 군사를 폐하고 영중(營中)의 군기(軍器)를 모두 불에 태워버렸는데, 이 때에 와서 부인이 몰래 병장기(兵仗器)를 준비하여 변고에 대응(對應)할 계책을 하였던 것이다.

 

 

 

원래 조선왕조 초기 최대 현안 중 하나가 왕자들의 사병 혁파였고 이를 폐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부인 민씨가 이방원 조차도 모르게 병장기를 준비했다는 얘기다.

 

심지어 사람의 목을 따고 다니는 정변의 현장도 졸졸 따라다녔으니

부인 민씨의 권력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에 정안군의 부인이 자기 스스로 정안군이 서서 있는 곳까지 이르러 그와 화패(禍敗)를 같이하고자 하여 걸어서 나오니, 정안군의 휘하사(麾下士) 최광대(崔廣大) 등이 극력으로 간(諫)하여 이를 말리었으나, 종 김부개(金夫介)도전의 갓과 칼을 가지고 온 것을 보고 부인이 그제야 돌아왔다

 

 

정도전을 제거하는 현장에 가려는 것을 주위사람들이 말렸고 죽인 증거를 보여주니 그제서야 안심하고 돌아갔다는 얘기.

 

쿠데타 동지이자 1등 공신이라는 엄청난 지분을 가지고 있던 중전민씨였지만 문제는 남편이 어느 정도의 인물인지는 그녀도 간과했던 것 같다.

 

잘 알려진대로 태종은 이른바 혁명동지인 민무구,민무질을 비롯해 민씨 집안전체, 처가를 도륙하고 만다.

 

뭐, 나중에 세종의 장인인 심온까지 역모로 몰아 멸족시켜버린 것을 보면 중전민씨의 성향과 관계없이 숙청작업을 진행하고도 남을 킬방원이지만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권력을 추구하다 비참한 몰락을 겪은 중전민씨의 회한은 누구보다 깊었을 것이다.

 

                                                                           울 엄마 이야기야....

 

 

 

 

 

실록을 보면 이방원은 이방번이나 이방석이 궁궐의 숙위군을 동원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었으나 이들은 타이밍을 놓치며 오히려 형의 공격을 받고 황천길을 떠났다. 이성계가 병석에 누워있었을 때다. 만약 한반도 역사상 원투탑을 가릴 정도의 지휘능력을 가진 이성계가 건재했다면 금군을 동원해 진압작전을 펼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정도전이나 남은의 행적을 보면 이 공격은 상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시점이었던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