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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재활병원 사학재단에 위탁이 문제

“광주시, 재활병원 사학재단에 위탁이 문제”
전국 6개권역 중 5개 도시는 모두 국공립대학 위탁
“광주시 복지부 기준 바꿔 무리하게 조대 끌어들여”
이호행 gmd@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4-03-17 06:00:00
 

 

▲ 호남권역재활병원을 10년간 운영하기로 계약한 조선대가 돌연 운영포기를 하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사진은 북구 본촌동에 위치한 호남권역재활병원.

 조선대학교가 호남권역재활병원 운영 포기 입장을 내비치면서, “사학재단에게 위탁한 게 독이 됐다”며 광주시의 책임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 권역별 재활병원을 추진하던 보건복지부가 2009년 12월 각 지자체에 수탁기관 자격을 국·공립 병원으로 한정했지만, 광주시만 수탁기관 범위 확대를 요청해 사학재단인 조선대병원이 수탁받을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6개 권역별 재활전문 병원 중 직영이나 국공립병원이 아닌 사학재단을 수탁기관으로 선정한 곳은 광주시가 유일하다.

 재활병원 추진 당시 보건복지부는 수탁기관으로 지자체 직영이나 국·공립병원, 시·도립병원을 제시했다.

 시는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기준 내에서는 할 기관이 없다고 판단해 위탁기관을 사학재단까지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이를 받아들였고, 광주시는 2009년 각 호남권역 재활병원 수탁자로 조선대병원을 선정했다.

 하지만 실제 운영에 들어가자 사학재단에 맡긴 재활병원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선대도 재활의학과만으로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다른 진료과 개설 허가를 요구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이에 제동을 걸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다른 권역병원들은 재활의학과만 하고 있는데, 광주에만 다른 과를 허용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또한 재활의학 전문병원에서 다른 과를 허용한다면 종합병원이나 다름이 없어 재활전문병원이라는 본 취지와도 맞지 않아 이를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결국 적자를 보전할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개원했고, 조선대는 1년 만에 적자 누적을 이유로 병원 운영을 포기하려는 상황에 내몰렸다.

 장애인 활동가 ㅇ 씨는 “사학재단이 수탁기관으로 선정되면 자연스럽게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선대도 적자를 봐가면서 병원 운영을 할 수 없기에 결국 병원 운영을 포기하게 되는 방법까지 고려하게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재활전문병원이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한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의료공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면서 “시가 어느 정도의 적정 적자는 보전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협약으로 적자 부분에 책임을 지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협약에서 적자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책임을 지지 않기로 약속했다”면서 “조선대 스스로 병원 운영 정상화를 노력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