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매장 업주 자살… 담양 죽제품 산업 어쩌나 |
입력시간 : 2014. 03.03. 00:00 |
중국산 공세·냉방용품 보급 인기 시들
담양군, 현황 모른 채 '보여주기 행사'
대나무의 고장 담양의 죽제품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매장을 운영하던 업주가 경영난을 못 이겨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2일 담양군에 따르면 담양에서 100여가구가 죽제품을 생산하고 판매소는 28개다.
이 가운데 '개점휴업'한 곳도 다수여서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판매소는 15곳 안팎이라고 군은 밝혔다.
1970~80년대 5일마다 죽물시장이 들어서고 수십여개 매장이 번창했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죽제품의 쇠락은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와 에어컨 등 냉방용품 보급 확산 영향이 컸다.
아파트 등 집집이 나무소재 바닥을 사용하고 에어컨을 들여놓으면서 죽부인, 대자리, 부채 등 여름나기용 제품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다.
담양읍 대나무박물관 상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유영춘(57)씨는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온 손님이 바구니라도 하나 사주려 해도 플라스틱에 익숙한 세대는 거부한다"며 "생활필수품이 관광상품으로 용도가 바뀌었으니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것 아니냐"고 말했다.
가게를 넘기고 싶어도 쌓아놓은 재고를 인수할 사람이 없다고 유씨는 털어놨다.
대나무의 고장을 자처하면서도 관련 산업의 쇠락에 손 놓고 있는 담양군의 행정을 비판하는 시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군은 몇 곳 되지 않는 죽제품 매장수와 매출액 규모도 파악하지 못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설문하듯 현황을 조사하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실태 조사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라도 추이를 면밀히 분석할 수 있도록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오전 8시 30분께 담양군 한 죽제품 판매점에서 업주 김모(51)씨가 목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경영난을 겪어왔고 좋아질 줄 알았는데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가족과 죽제품 판매점을 운영하던 김씨는 최근 경영이 악화해 채무를 지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몇 달째 월세를 밀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날 함께 일하던 가족이 먼저 퇴근한 뒤 김씨가 매장에 홀로 남아 목을 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담양=서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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