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출동1050 - 해남 산이면 배추재배단지 가보니> |
입력시간 : 2013. 10.25.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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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커녕 그대로 갈아 엎을 판”
정부, 과잉 생산량 30% 폐기…농민 ‘시름’
“파종시기 생산량 조사 안해 피해 키웠다”
“당장 다음달부터 가을배추를 출하해야 하는데 배추 값 폭락 소식에 속만 탑니다.”
해남군 산이면 부동리에서 배추를 키우는 김민수씨(48·가명)는 정부의 배추 폐기 소식을 듣고 출하와 폐기를 고민하고 있다.
과잉생산에 가격하락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인부를 고용해 출하할지 아니면 배추를 갈아 엎어 보상을 받고, 양파를 심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가 배추를 키우고 있는 해남군 산이면 부동리 배추재배단지에서는 24일 다소 바람이 불어 배추 잎들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몇몇 농민들이 나와 배추밭을 돌보고 있었다. 한 눈에 들어오는 배추 지평선에는 푸른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배추 값 폭락을 막기 위해 과잉 생산량의 30%를 폐기 처분한다는 정부 정책에 김씨는 분통을 터트리며 이를 수수방관한 해남군의 무성의한 정책을 꾸짖었다.
김씨는 “올 여름 고추농사를 지어 400만원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농협에서 1,000만원을 빌려 2만3,100㎡에 가을배추를 심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작황이 좋아 높은 가격을 기대했는데 재배면적이 늘었다는 소문이 나면서 밭떼기 거래를 묻는 중간상인들의 발길마저 뚝 끊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가을배추 2만3,100㎡, 월동배추 2만6,400㎡를 재배해 한 마지기(200평)당 2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마지기당 10만원 이상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씨는 “정부와 군에서 배추 값 안정을 위해 재배면적을 관리한다고 하면서도 2년마다 겪는 배추파동에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특히 전체 배추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군에서는 올 가을 파종시기에 생산량 조사를 하지 않고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어 “가을배추 가격이 떨어지면 결국 겨울배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2011년에 이어 올해도 해남 가을배추의 절반 가량은 화물차도 타 보지 못한 채 자연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남군에 따르면 올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547㏊로 지난해 1,443㏊보다 104㏊ 증가했다. 겨울배추 재배면적도 2,842㏊로 전년보다 81㏊ 늘었다.
해남지역에서만도 올해 배추경작률이 5~10% 늘면서 전체 출하량의 30% 이상은 출하를 포기해야 할 것으로 군은 전망하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지난 2011년에 이어 올해도 배추 값 폭락에 따른 출하포기 농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군 차원에서 배추 소비촉진 캠페인 등 배추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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