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밥상’만 북적 대인시장 `속앓이’ | ||
`해뜨는 식당’재개장…유명세 덕 문전성시 후원 바탕 `천원 식단’도 풍성…경쟁 안돼 상인회 `봉사 운영’, 다른 상인들 “죽겠다” 상인회 “사람들 유인…시장 활성화 도움” | ||
강경남 kkn@gjdream.com ![]() | ||
기사 게재일 : 2013-08-26 06: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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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후원과 북적이는 손님들. ‘천원 밥상’으로 잘 알려진 대인시장(동구 대인동)의 해뜨는 식당이 지난 6월 재개장한 이후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인시장 상인들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해뜨는 식당의 왕성한 영업이 시장 내 비슷한 업종의 상권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든든한 외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 상인회가 직접 해뜨는 식당 영업에 나서면서 주변 상인들은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해뜨는 식당을 찾았다. 아침 일찍부터 홍정희 대인시장 상인회장을 비롯한 상인화 관계자들이 영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2010년 1000원짜리 백반으로 돈 없고 배고픈 이들에게 든든한 식사를 책임졌던 해뜨는 식당은 주인 김선자 씨의 투병(대장암) 생활로 1년이나 문을 닫았다. 그러다 지난 6월11일 광주신세계의 지원으로 이전 및 리모델링 후 다시 문을 연 해뜨는 식당은 대인시장 상인회의 자원봉사로 활발히 영업중이다. 홍정희 상인회장을 비롯한 상인회 임원들은 아침마다 자신들의 가게를 비우고, 해뜨는 식당에 나와 일을 돕고 있다. 폐업 위기에 몰렸던 해뜨는 식당의 딱한 사정이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광주뿐 아니라 서울, 경기, 충북, 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후원 물품도 쌀, 마늘, 양파, 감자, 멸치, 현금 등 다양하다. 지난 5월20일 이후 해뜨는 식당 후원건수는 무려 97건에 달한다. 덩달아 해뜨는 식당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20명도 감당하기 벅찬 좁은 공간에 많을 때는 하루 150~160명이나 식사를 하고 간다. 이날(23일)도 오전 11시부터 해뜨는 식당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점심시간에는 지역의 한 방송사에서 해뜨는 식당을 취재하고 있었다. 반면, 대인시장 내 다른 식당들은 썰렁하다. 대인시장에서 40년을 장사했다는 ㅅ식당의 주인은 “시장에 손님 없는 거야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해뜨는 식당이 문을 연 뒤로는 손님 더 줄었다”며 “1000원이면 따뜻한 밥이랑 된장국에 다른 반찬까지 나오는데, 누가 6000원 내고 여기와서 밥을 먹겠냐”고 한탄했다. 이날 점심시간 ㅅ식당을 다녀간 손님은 1명이었다. 인근의 다른 식당 주인도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옛날 해뜨는 식당하고 지금 해뜨는 식당은 완전히 다르다”며 “예전 1000원 백반은 찬밥하고, 이 찬밥이 국이 없으면 먹기 힘들어서 된장국하고 나오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정말 돈 없는 사람들이나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웬만한 식당 못지 않게 시설도 깔끔하고, 밥도 잘 나와서 `있는 사람’들도 해뜨는 식당으로 몰린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예전과 달리 해뜨는 식당을 `경쟁의 대상’으로 보는 상인들이 늘었다. 이러한 상인들은 “해뜨는 식당과의 경쟁이 불공평하다”는 불만도 나타낸다. 한 국밥집 주인은 “해뜨는 식당은 식자재를 여기 저기서 후원해주고 있어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도 적을 것이다”면서 “언론에서 감동적인 스토리라고 해서 해뜨는 식당을 소개하다 보니 호기심으로 해뜨는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요즘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해뜨는 식당 어디에요’만 물어보지, 다른 상가는 거들떠도 안 본다”고 말했다. 해뜨는 식당 영업을 전담하고 있는 시장 상인회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상인들도 있다. 시장 내 상인은 “상인회라는 건 시장 전체의 활성화를 위해 일하라고 만들어진건데, 지금 상인회의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아무리 좋은 취지에서 해뜨는 식당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더라도 이로 인해 다른 상권에 타격이 간다면, 이 또한 상인회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일인데, 이에 대해선 너무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섭섭하다”고 말했다. 특히 “상인회가 해뜨는 식당을 통해 얻는 수익도 김선자 씨의 치료비를 지원하거나 시장 전체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것 같지는 않다”며 “현재 해뜨는 식당은 말 그대로 상인회가 영업하는 식당일 뿐이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정희 상인회장은 “더러 해뜨는 식당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는 분들이 계시지만, 상인회가 해뜨는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찾기 힘들다는 민원에도 안내 간판을 설치하지 않은 것도 일부러 해뜨는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시장 곳곳을 둘러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회장이 이 일(해뜨는 식당 영업)을 떠맡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란 걸 안다”면서 “다만, 김선자 씨가 빨리 쾌유해 다시 운영할 수 있거나 전담해줄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는 상인회가 어느 정도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식당 수익에 대해서는 “손님들이 낸 식사비는 식자재나 식당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는 데 쓰이고 있다”며 “백반 1인분 원가가 2000원이 넘게 들어 1000원만 받아서는 수익이 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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