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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공사판 학교 … 수업 자체가 안돼요”

“공사판 학교 … 수업 자체가 안돼요”
광앞 뒤로 아파트 신축 … 옆에선 학교 공사 … 위엔 전투기 ‘사면초가’
주 첨단지구 빛고을고 학생들의 아우성

2013년 07월 10일(수) 00:00

 

빛고을고등학교(점선 부분) 교사와 학생들은 학교 전·후는 물론 사면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소음과 먼지 등으로 인해 수업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전투기 굉음, 덤프트럭 소리, 쇠망치 두드리는 소리에 돌아버릴 것 같아요. 제대로 수업도 안돼요. 한 시간에 10여 차례는 수업이 끊기죠. 선생님 말씀이 안 들리는데요.”

“소음과 먼지 때문에 교실 창문을 열어놓을 수 없어요. 환기를 못하다보니 특히 남자반은 땀냄새 때문에 죽을 맛이죠.”

광주시 북구 첨단2지구 빛고을고등학교 고3 수험생들이 학교 주변 공사판 소음과 먼지 때문에 아우성이다.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원을 들은 광주시의회 교육위원들이 9일 오전 11시 이 학교를 찾았다. 학교를 빙 둘러 사방이 공사판이었다. 정면과 왼쪽·뒤쪽은 아파트 공사가, 오른쪽은 중학교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 인근에는 또 다른 아파트들을 짓고 있다.

여기에 시시때때로 날아드는 전투기 굉음은 옆 사람과의 대화조차 막았다.

3학년 이진용 군은 “전투기 굉음 때문에 수업을 할 수가 없다”며 “만약 영어듣기시험 시간에 전투기가 뜨면 어떻게 할 건지 아찔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소음과 분진 때문에 교실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교실의 에어컨을 1교시부터 가동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창문을 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1교시부터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며 “에너지절약 압박이 심한데다 학교운영비는 한정돼 있어 전기요금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학교 주변이 공사판이다보니 불법주정차도 난무했다. 학교 정문 앞은 물론 인근엔 2중3중 겹쳐 불법주차가 돼 있다. 등·하교 땐 불안불안할 수밖에 없다.

급기야 지난달 12일 오전 7시35분께 등교 시간에 통학버스가 불법주차된 차량에 부딪혀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22명의 학생이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 중 10여명이 타박상 등으로 치료를 받았고, 4명은 입원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아직까지도 1명은 병원치료 중이다.

이 사고를 계기로 학부모들 10여 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학교교육환경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원인인 불법주정차 강력단속뿐만 아니라 시험기간 중 공사 일시 중단, 소음 심한 공사 주말·점심시간 활용 등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부모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공사장 소음과 뿌연 먼지 등 공사판의 어지러운 교육환경으로 아이들은 학습권과 안전권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특히 입시 등으로 예민한 때에 학교 주변 환경으로 스트레스와 고통을 더해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현장방문을 통해 학습권 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10일 오전 10시30분 학교에서 광주시청, 북구청, 시공사, 학부모 대표 등 관계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불만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택지개발지구가 아니면 학교 부지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빛고을고 설립은 첨단2지구 개발에 맞춰 계획했지만 경제여건 때문에 아파트 건축이 늦춰지는 바람에 학교가 먼저 개교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