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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내년 최저임금 5910원 현실화<1>청년 나인욱씨

[내년 최저임금 5910원 현실화]<1>청년 나인욱씨
한 달 내내 일해야 고작 100만 원
연예·결혼·출산·대인관계 싹 포기
“한끼값 안되는 임금, 대출이자 어떻게 갚나?”
나인욱
기사 게재일 : 2013-06-26 06:00:00
 
▲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경총 앞에서 1인 시위하는 필자.

 내년 최저임금 산정을 놓고 노사 간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최저임금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0원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소 시급 5910원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3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4860원이다. 매일 8시간씩 주 5일제로 일하면 한 달에 80만 원 남짓한 임금을 받을 수 있다. 2013년 1인 가구 평균 지출액은 145만 원이다. 이 간극을 어떻게 해야 할까? 최저임금에 의해 임금이 좌우되는 사람들이 많다. 어찌 보면 당사자들이다. 광주드림은 최저임금에 대한 `당사자’들의 기고를 연재한다. 20~30대 청년부터 60~70대 장년층까지 세대별 당사자들이다. <편집자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를 넘어 대인관계까지 포기한 4포세대가 되어버린 20·30대 청년들의 현실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비참하다. 대학 진학이 능사가 아님에도 대학 입학에 목메고, 대학에 입학한 후엔 비싼 등록금을 감당 못해 아르바이트로 내몰리고 결국 학자금 대출로 수백,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로 사회에 나오는 20·30대 청년들이 다수라는 현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대학 졸업 전후 취업은 하늘에 별따기고 결국 또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저임금 노동자로 첫 경제활동을 시작하며 삶을 희망 없이, 목표 없이 살아가게 된다. 여기서 주목하고 현실화하자고 하는 것이 바로 최저임금이다.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 5910원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온갖 비정규 불안정 저임금 노동의 형태로 일하고 있는 청년노동자들이야말로 최저임금의 당사자이다. 대다수 청년노동자들이 평균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구직활동을 통해 결국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등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받게 되는 첫 임금이 바로 최저임금이지만 점심식사 한끼 값도 안 되는 최저임금으로는 대출 이자는 커녕 높은 생활물가 등으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법으로 정한 4860원의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청년유니온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청년들이 일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의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한 예로 미용업에 종사하는 스태프의 경우, 조사대상 전국 198개 매장 모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이런 곳이 어디 편의점, 커피전문점, 미용실뿐이겠는가? 사용자에 대한 노동법 교육을 의무화하고, 최저임금 위반 여부에 대한 근로감독을 대폭 강화하고,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제도가 개선되어 최소한 최저임금은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최저임금에 대해 ‘5인 이상의 사업체 상용직 노동자의 평균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현실적인 요구안을 제시해왔다. 2012년 기준 전체 노동자 임금 평균의 1/2 수준 최저임금은 시급 5910원으로 현재 2014년 최저임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소득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이 방법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현실화하는 것은 20·30대 청년들에게 기본적인 삶을 살아가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인 것이다.

 

 상용직 평균 임금 대비 34% 수준 불과

 

 26개 OECD회원국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상용직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34%로 낮은 수준으로 20위에 해당된다고 한다. 2012년 단신노동자가 필요한 한 달 생계비가 151만2717원(2012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이지만 2013년 최저임금노동자가 한 달 내내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은 고작 100만 원에 불과하다. 특히, 이 수준의 최저임금으로는 연애, 결혼, 출산, 주거, 보육, 교육 등을 준비해야 하는 20·30대 청년노동자는 아무리 일을 해도 적자를 면할 수 없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가 속한 청년회 회원 중에는 월 100만 원의 급여 중 30만 원 내외를 대출이자로 갚고 있거나 대형마트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저임금에도 정규직만을 꿈꾸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막 결혼한 신혼부부가 현실화되지 못한 최저임금 때문에 생계를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까지 있다.

 2014년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보호와 임금의 최소 수준에 대한 사회적 보장이라는 최저임금 취지에 맞게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저임금 현실화가 바로 20·30대 청년들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연애, 결혼, 출산, 주거, 교육, 대인관계를 꿈꾸고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길이다.

 2014년 최저임금은 최소 5910원이 되어야 한다. 아니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