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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연수

연수후기2

연수 이틀째인 10월 25일에는 NHK에 재직하는 40대 초반의 현직 CP들이 강의에 나섰습니다.


첫 번째 오전시간의 강사는 노가미(野上) CP.

그가 프로듀싱했던 NHK 스페셜 <こども 輝けいのち (빛나라 어린이) -2005. 5.11 방송> 을 모니터하고 설명을 듣는 식의 강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가나자와 현이라는 곳의 한 초등학교 4학년 교실을 1년 동안 취재한, 일종의 성장다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린이의 성장을 있는 그대로 주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고 합니다.


20년 이상 방송되고 있는, NHK 스페셜의 경우 대부분 <세계 경제>같은 무겁고 글로벌한 주제가 많고, 어린이를 주제로 했던 다큐멘터리는 20여년 동안 단 두 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가미씨 등 프로듀서들이 어린이를 주제로 특별히 6편의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고 앞서 언급한 <빛나라 어린이>가 그 중 하나입니다.



6편의 시리즈 각각의 아이템은 6개월에 걸쳐 3명의 디렉터가 전국을 리서치해 결정했다고 합니다.


<빛나라 어린이>, 이 다큐는 1년에 200일 이상 카메라가 교실에 들어갔고, 촬영본은 30분 tape 기준으로 800장 이상이었다고 하는데요, 담임 교사에게 다음의 두가지를 약속하고 취재에 임했다고 합니다.


1> 절대 수업을 방해하지 않는다.

2> 절대 연출하지 않는다.


노가미씨는 장기취재의 경우 특히 취재대상과의 관계유지에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전 스텝들이 일일교사로 나서기도 하고, 질문을 하면 가족관계까지도 세세하게 답해주며 즉석에서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선 편지로 대신하는 세심한 배려를 한 끝에 아이들과 친숙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중간에 한 아이의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시련인데, 당사자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힘을 합해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묵묵히 담아낸 부분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덧붙여서 이 프로그램만 봐서는, 일본꼬마들이 같은 또래의 한국애들보다 더 어른스럽고 말도 잘 듣는 것 같아서 좀 걱정되더군요.

-___-;


다음은 Resume에 나온 말인데요,

“다큐멘터리 취재에서는 사태전개를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그런 점이 프로듀서에게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 프로그램의 가능성은 그 예측불가능한 부분에 잠재돼 있다. 거기에서 보석을 캐내는 것은 그야말로 현장의 디렉터, 카메라맨의 노력이다. 그런 현장들이 조금씩 쌓인 결과로서 평가받은 것은 다큐멘터리를 취재하는 사람으로서 큰 용기가 됐다”


노가미씨의 강의모습

*참고로 <빛나라 어린이> , 이 프로그램의 영문제목은 <Children Full Of Life> 이며 저희가 본 것도 영어 버전이었습니다. NHK 다큐멘터리의 경우 대부분 영어버젼으로 2차 제작되어 세계 시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의 경우 카메라맨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고, 아이들의 세세한 잡담까지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모습은 대단하게 느껴졌는데요, 일본 방송사중 유일하게 촬영부가 남아있는 곳이 NHK라고 합니다. 한편 일본 민방 프로듀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바로 디렉터를 포함한 STAFF의 인적 구성이라고 하네요.


*어떻게 찍느냐.. 하는 것은 물론 원칙은 존재하지만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일본인의 경우 감정을 straight로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뷰시 감정의 기복이 있으면 side나 back으로 카메라가 도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본식 인터뷰가 벽에 부딪혔던 것이 바로 BBC와 <실크로드>를 공동제작할 때였답니다. BBC 스텝들은 인터뷰를 속칭 “데모찌”로 찍는 것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하네요.


*일본의 경우 다큐제작시 나래에션을 먼저 쓰고 나중에 편집 작업에 들어갑니다. 대신 가편과정에서 Audio 없는 시사를 최소한 한 번 이상은 한다고 합니다. 편집작업을 직접 담당하는 것은 편집기사이나 프로듀서나 디렉터가 여러차례 모여서 시사를 하고 토의를 해서 편집에 관여한답니다.


*다큐를 연출하지 않는다는 것은 NHK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인식으로 다큐멘터리는 기록이며 real하게 찍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고 합니다. 또 다큐를 찍을 때 “프로그램이 나간 이후에 취재대상자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프로듀서나 디렉터는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노가미씨의 주장이었습니다. 예컨대 이지메같은 부분은 찍었더라도 모두 배제시켰다고 합니다.


타구마 CP의 강의.- 어려보이는데 나이는 40이 넘었다고 함.


이날 오후 시간에는 <주간 어린이 뉴스>의 CP인 타쿠마(田熊)씨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주간 어린이 뉴스>란 매주 토요일 저녁시간에 방송되는 35분짜리 어린이 프로그램인데 지난 94년부터 방송됐고 시청률도 약 11%가 나올 정도의 인기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어린이 뉴스>라고 해서 어린이 관련, 교육뉴스 같은 것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실제 메인 뉴스 해드라인 기사들을 어린이용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모르는 것 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는 명제는 어린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1주일간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프로그램. 전쟁이나 부패, 환경문제까지도 그것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 할지라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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