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연수 3일째인 10월 26일엔 오전에 테라이 토모히데 Senior Producer로부터 NHK-UNESCO 공동기획 “세계 문화유산기행” 제작에 관한 강의를 듣고 오후엔 시부야에 위치한 NHK 본사 견학을 했습니다.
세계문화유산 기행? 말 그대로 UNESCO가 지정한 세계유산(World Heritage)을 탐방하는 기행프로그램입니다.
참고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은 모두 892개가 있고, 한국에는 해인사나 종묘 등 7개가 있죠.
제작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보다는 일본의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관행에 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포함해 NHK의 모든 레귤러 프로그램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먼저 제작해 시청률, 시청자 의견 등을 조사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형식, 내용 등을 수정 보완해 정규 프로그램화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터키의 “카파도키아”란 곳을 탐방하는 내용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고전적인 ST+VCR 형식을 채용했고 1MC(아나운서)+게스트1(중견남자탤런트), VCR은 내레이션(VCR 내에 리포터)으로 처리했고 전체 44분의 방송시간 중 VCR은 26분, ST는 18분으로 짜여졌습니다.(저녁 9시~10시편성)
파일럿 프로그램은 간토(關東)지역에서 12.9%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아이템에 대한 시청자들의 흥미는 충분하다는 것이 제작진의 판단. 하지만 ST부분보다는 아름다운 영상(VCR)을 더 많이 보여주라는 것이 시청자 의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VCR에 대한 호감도는 80%이상이었지만 ST 토크는 50%이상의 비호감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제작진은 일단 이 프로그램을 매주 저녁 8시에 방송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이 시간대는 일본의 경우 성인남성은 거의 귀가하지 않은 시각으로 주시청층은 주부,학생, 노년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25세 이상 64세 이하의 남녀를 결혼 유무와 연령대로 나눠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모습을 결정합니다.
먼저 ST부분은 빼는 대신 순수 VCR물의 경우 시간적인 부담도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창조해 진행자 역할을 맡기는 것으로 결정지었습니다. 캐릭터를 그 유명한 은하철도 999의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土)에게 의뢰했다는데요. 그래서인지...
닥터 로망.
이렇게 생긴 캐릭터가 탄생했답니다. 이 친구가 전체진행을 하면서 VCR은 3개로 나누어 플레이되는 형식입니다. 만화왕국이라서 그런지 일본에서는 이렇게 에니메이션 캐릭을 활용하는 것이 ST에 사람을 불러세우는 것보다 제작비면에서도 싸게 먹힌다고 합니다.
타이틀은 <탐험 로망 세계유산>으로 변경했다고요,
타이틀 곡은 松任谷由美라는 30대 여성에게 인기있는 여성가수에게 의로했다는데요. 일본에서는 장르를 불문하고 가수에게 타이틀곡을 의뢰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방송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평균 11.4% 최고 13%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데 아무래도 해외취재가 많다보니 한 편을 제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답니다.
모두 10명의 디렉터가 제작하고 있는데,
일단 ITEM선정, 섭외, 전문가에게 의뢰하는데 약 2개월 정도가 소요되고요,
그 후 현지의 Researcher(한국식으로는 현지코디)에게 의뢰를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보통 20일 정도 걸리는데 호텔, 차량섭외까지 의뢰를 합니다. 국가에 따라 틀린데 보통 코디에게 사전조사비 명목으로 하루에 2~3만엔 정도 지불한다고 합니다.
또 영상 때문에 항공촬영, 지미집, 스테디캠 등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발하기 한 달 쯤 전에는 카메라 스텝도 구성에 동참합니다.
그 후 디렉터가 구성안을 작성하고 이 과정에서 프로듀서, 혹은 데스크와 3차례 이상 협의를 합니다.
현지촬영은 약 25일 정도( 실제 촬영일은 22일정도)고, 리포터는 12일 정도 동행합니다.
취재진의 전형적인 구성은 디렉터 1, 카메라 1, A.L. 1, Reporter 1 정도랍니다.
귀국 후에는 3일 쉬고 21일간 편집을 합니다.
실 제작시간은 약 43분 정도고,
편집 시작 11일 후에 50~60분 정도의 가편본을 시사하고
14, 18일 후 각각 프로듀서와 디렉터가 시사를 실시해 편집할 부분을 논의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방송은 철저한 협업이라는 인식이 정착해있기 때문에, 편집도 어느 한사람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간격을 두고 시사를 하고 토의를 해 편집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습니다.
오후 NHK 본사 견학
'NHK연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피디가 찍은 사진 (0) | 2006.05.06 |
---|---|
연수후기2 (2) | 2005.11.16 |
연수보고서 1 (0) | 2005.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