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 직장생활, 여전히 어렵습니다"
직장내 성문제 한달 평균 30여명 찾아 고충 토로
여성들 경제참여 위해 지역아동사업도 적극 나서
"지난 2010년부터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데 출산하게 되면 관례적으로 사직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9월에 출산을 하는데 그만두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상사가 회식자리에서 다른 사람 눈을 피해 무릎을 쓰다듬고 허리에 손을 얹기도 합니다. 자리를 옮겨도 따라와 성희롱을 하기에 회사에 신고했더니 되레 저를 다른 부서로 전직시켰는데 이는 부당전직 아닌가요?"
직장에서 겪은 부당한 사례를 호소하기 위해 광주여성노동자회를 찾는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오래됐지만 남성중심적인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여성을 대체 가능한 자원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해여성들을 괴롭힌 직장 상사들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음에도 상사로서의 권위를 이용해 이같은 행동을 해왔고, 피해 여성이 이를 알릴 경우 회사는 가해자를 징계하기는 커녕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노동자회에 접수된 상담은 337건으로 이 가운데 산전·후 휴가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고민이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임금체불이 54건으로 뒤를 이었다.
성희롱도 24건을 차지했고 임금이나 승진에 차별을 겪었다는 내용도 22건이었다.
지난 1990년 창립된 광주여성노동자회는 여성들의 노동문제는 물론, 대안경제활동과 지역사회아동·청소년문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아동보육이 여성경제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탓이다.
서연우(49·여)사무국장은 "직장여성들이 산후휴가를 신청하려고 하지만 회사에서는 '애 낳고 일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라거나 '애 낳을거면 직장을 그만둬라'는 폭언을 듣고 괴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육아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반증이다.
지난 2011년 노동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의 여성경제참여율은 48.2%에 달하며 여성들의 근무기간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하향세를 그리다 40대에 다시 회복되는 형태다.
이처럼 육아에서 비롯된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빈번한 상황이라 노동자회는 지역 아동 돌봄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마을마다 위치해 있는 마을 도서관을 활용해 워킹맘들을 위한 마을보육센터 8곳을 운영하고 있고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노동자회의 주요 활동은 여성노동상담 및 교육, 일·생활 양립 지원, 여성일자리 창출, 대안경제활동, 성평등문화, 조사·정책 등 여섯 분야다.
지난 2013년부터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 민생 살리기 등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모니터하는 것은 물론 여성 노동이 존중되고 성평등 복지국가 및 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0년 또 비정규직여성권리찾기 운동본부를 발족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여성들의 권리를 찾아주기도 한다.
특히 다문화, 한부모, 중증장애인이 있는 가정에서 이들의 생활을 도울 가정도우미들이 사적인 공간에서 일하기 때문에 노동자로 취급받지 않고 4대보험도 받지 못하는 것을 들어 이들을 노동자로 인정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사항을 윤장현 광주시장이 취임할 당시 TV토론 당시 전달하기도 했다.
주경미 광주여성노동자회 회장은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선 일과 집안일의 병행을 사회가 도와야 한다"며 "광주여성노동자회는 이같은 인식 확장을 위해 노력해왔고 오는 11일 '3090거북이 걷기대회'를 통해 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인식개선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서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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