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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실종자 12인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

실종자 12인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
입력시간 : 2014. 06.16. 00:00


"아직 바다에 있는데 눈물 말라…"

4대독자·지병있는 어머니·학생 구하던 교사 등

"바다에 갇힌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데 이제는 흘릴 눈물조차 말라가는거 같아 더 미안해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개월이 돼 가는 가운데 구조된 173명은 학교와 집으로 돌아갔고 사망자로 발견된 시신 292구도 오열하는 가족들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아직도 단원고 학생 6명, 교사 2명, 승무원 1명, 일반인 3명 등 12명의 실종자는 진도 앞 '어둡고 캄캄한' 바닷속 어딘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사고 당일 다른 승객의 도움으로 구조된 5살 여자아이의 아빠와 두 살 위 오빠는 아직 차가운 바다에 있다.

학생들은 아직 6명이 실종 상태다. 수학여행에 나섰던 단원고생 325명 중 겨우 75명만 구조됐고 244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한 여학생은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을 고려해 수학여행을 가지 않으려다 어머니의 간청으로 세월호를 탔다가 변을 당해 더 큰 안타까움을 안겼다.

지병이 있는 어머니는 병원 치료가 필요한데도 딸을 찾아야 한다며 15일 현재까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4대 독자인 남학생도 있다. 영어교사가 꿈이었지만 도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컴컴한 바닷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한 학생은 지난 4월 17일 발견된 줄 알았는데 신원확인 결과 다른 학생으로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실종된 채 가족의 애를 태우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구하려고 탈출을 돕던 단원고 교사 2명도 바다에 남아 있는 제자들을 뒤로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4층에 있던 두 교사는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듣고 머뭇거리던 학생들에게 "밖으로 탈출하라"고 소리쳤다.

구명조끼조차 걸치지 못한 두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구명조끼를 입혀 밖으로 내보냈고 물이 차오르는 선실 안으로 들어가 제자들을 구하려다 죽음의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처럼 실종자들이 간직한 사연은 가족이 머무는 체육관과 발견된 시신이 들어오는 팽목항에서 회전목마처럼 사람들 사이를 맴돌고 있다.

실종자 숫자가 줄어 들었지만 여전히 팽목항과 체육관에서는 가족을 찾지 못한 슬픈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가족들은 카카오톡이나 메신저에 "못난 부모 만나 이런 일을 당하게 해 미안한다"는 상태글을 올려 슬픈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온라인 대화를 통해 아픈 가슴을 서로 위로하기도 한다.

일부 가족 대표는 사고해역 현장의 바지선에 올라 잠수사들을 독려하고 어떤 가족은 팽목항에서 보이지 않는 사고 해역을 향해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며 두 달을 버텨왔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실종자들이 모두 세월호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층에 4명, 4층에 8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해경·해군 잠수대원, 언딘과 88소속의 민간잠수사들이 사투를 벌이며 유속이 느려지는 정조 때마다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고 이후 거의 매일 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 뒷바라지를 하는 진도군청 한 직원은 "'수고하신다' '고맙다'는 실종자 가족의 인사를 들을 때마다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한시라도 빨리 실종자들이 가족에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도=박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