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지연…안전조치는 ‘손놔’ |
입력시간 : 2014. 05.26. 00:00 |
급경사지·옹벽·절개지 등 후속대책 전무
시민들 “추가피해는 인재…재해예방 시급”
광주시에서 지정·관리하고 있는 안전 취약지역지가 복구지연으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본보 지난 3월 10일자 6면)에도 불구하고 취약지역에 대한 복구공사가 아직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취약지 인근 주민들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여름철 집중호우 및 장마철을 맞아 또다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관할구청 등이 마땅한 대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주 일선구청 등에 따르면 구별로 급경사지, 옹벽, 절개지, 낙석위험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동구 51곳, 서구 11곳, 남구 40곳, 북구 45곳 등이며, 광주시가 지정해 특별관리하고 있는 곳은 43곳이다.
하지만 시와 구청들은 이들 안전취약지에 대한 조치는커녕 이미 지적됐던 복구작업조차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3일 본지 취재진이 안전취약지로 지정된 급경사지와 옹벽 등을 둘러본 결과 곳곳이 피해 이후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절개지·낙석위험지역은 위험지역 안내판을 설치해 인근주민들의 접근을 막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없는 상태였다.
특히 동구 지산2동 무등파크호텔 뒤편의 급경사지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나무들은 뿌리가 뽑힌 채 널브러져 있었고, 흘러내린 토사와 암석 돌멩이들은 흉칙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다.
더구나 이 곳은 광주시 고위공직자들이 수 차례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으나 후속대책은 이뤄지지 않아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 강정태씨(31)는 “무등파크호텔에 자주 오는 편인데 이 곳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최근 세월호를 비롯한 여러 안전사고들이 많이 일어나는 때에 혹시 모를 사고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주민 허세창씨(45)는 “안전취약지로 지정된 탓에 공무원들이 몇 차례 얼굴을 비추고 갔는데 후속대책은 없다”며 “공무원들이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년 전 태풍 피해상황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이 곳은 대형사고 위험이 아직까지 상존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동구청은 지난 3월 주민들의 접근을 방지하는 안전띠를 설치한 것이 고작이다.
무등파크호텔과 광주시의 복구에 따른 견해차이로 공사는 계속 연기되는 상황이었고 더 이상의 안전대책시설도 마련되지 않았다.
무등파크호텔 관계자는 “시에서 복구사업을 한다고는 하는데 말뿐이지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며 “지금도 안전방지봉만 설치했을 뿐 다른 안전조치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예산이 부족하다’, ‘우선 이것부터 하겠다’는 말이 아닌 정확한 계획을 수립해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공공지 복구공사는 시에서 전담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유지는 사업자가 공사를 계획하지 않으면 행정기관 입장에서 강요할 수 없는 입장이다”며 “호텔 측과 계속 논의하고 있는 만큼 복구공사를 조만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무등파크호텔 인근 뿐만 아니라 광주지역 다른 재난취약지역의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동구 소태동 모 운전면허학원 뒤편 급경사지, 서구 농성동 삼익아파트 옹벽 등도 점검만 계속 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들은 안전점검표에 위반되는 해당업소들에게 이행조치 요청, 과태료 부과 등 형식적인 제재만 하고 있을 뿐 강력한 시정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모 구청 관계자는 “사유지 재난취약지 관리는 사업자들이 하도록 현행법에 적시돼 있지만 사업자들이 행정조치를 무시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과태료 부과 등 행정적 조치를 강화해 안전취약지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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