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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상당수가 15년 이상 ‘노후 선박’ … 뱃길 불안

[세월호 침몰 사고] 상당수가 15년 이상 ‘노후 선박’ … 뱃길 불안
전남 연안 여객선 현황

2014년 04월 21일(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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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세월호 사고 현장인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 해상에 침몰 선박 부양을 위한 리프트백(공기 주머니)이 설치돼 있다. 뒤편으로는 선박 인양을 위해 대기 중인 대형크레인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광주·전남 뱃길이 불안하다. 낡은 연안 여객선이 적지 않고 20년 전 서해훼리호 침몰 사건 때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선박 업체의 영세성 등으로 비교적 단거리 운항 노선에서는 승선 인원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채 운항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양경찰의 겉핥기식 점검과 무신경에 수년 전 대형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했음에도, 현장에는 미치지 못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 등이 또 다시 제기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일 목포·여수지방해양항만청 등에 따르면 전남 연안을 오가는 여객선 상당수는 건조된 지 15년 넘은 선박이 대부분이다.

목포∼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의 경우 지난 1990년에 진수, 건조된 지 20년이 넘은 선박이며 또 다른 여객선도 95년에 제작된 뒤 지난해부터 목포∼제주 항로를 운항중이다.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이 파악한 녹동∼제주간 여객선에는 지난 1991년에 건조된 배가 사용되고 있으며 장흥∼제주간 여객선은 지난 1996년 호주에서 건조, 16년간 영국 도버해협을 오가는 여객선으로 운항해오다 2012년 국내에 들어왔다.

여수 지역 섬을 도는 차도선(차량을 실을 수 있는 여객선)도 지난 일부 선박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1990년대 제작돼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지역 뿐 아니다.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는 일본에서 건조된 지 20년이 지난 선박으로, 한국해운조합이 발간한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船齡) 20년 이상은 67척(30.9%)에 달했다.

15년 이상, 20년 미만은 69척(31.8%),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36척(16.6%)이었다. 5년 이상, 10년 미만과 5년 미만은 각각 26척(12.0%)과 19척(8.8%)이었다.

낡은 여객선이 많아지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사업자 대부분이 영세한 탓에 시설 투자가 어렵다는 게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륙교 개설 등으로 이용자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승선 요금 등은 오랜 기간 동결된 점도 영세성을 악화시킨다는 게 업계 하소연이다.

당국의 부실 점검도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뱃길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지난 19일 공개한 해양경찰청·해양수산부 합동 안전점검 결과 등에 따르면 목포해경의 경우 지난해 7월 여객선을 대상으로 2시간 40분동안 12척의 여객선을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보면 여객선 한 척을 검사하는 데 불과 13분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점검반 인원도 목포해양경찰서 해상안전과장과 해양수산부 담당 사무관 등 4명에 불과했고 점검 결과 ‘특이점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 부실한 점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해양 사고 예방을 위한 대응도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미 2010년 ‘대형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체제 운영개선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해양사고의 대부분이 사람의 과실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관리시스템과 안전항해를 위한 선원 자질 향상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당시 보고서는 또 선박 관계자와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안전관리체제 활성화 저해 요인’을 물은 결과 ▲ 운항 일정 촉박 ▲안전관리 매뉴얼 분량 과다 ▲선원들의 고령화 ▲ 선원 자질 부족 등을 안전 위협 요소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