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임을 위한…’ 제창 안된다고?
보훈처장 “기념곡 지정 힘들다” 현 정부 역사관 대변
작사가 백기완 “선동가 아니다”…각계각층 거센 반발
입력날짜 : 2014. 04.15. 20:36
최근 정부 각료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곡 지정에 대한 불가 방침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각계각층의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는 현 정부의 역사관을 대변해주는 것이어서 34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기념곡 지정 찬성하는 단체와 정부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기념곡 지정 불가 방침 시사=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15일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 논란과 관련,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 노래로 지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모두발언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부 검토 의견을 보고했다.
또 이 노래를 행사에서 합창이 아니라 제창해야 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에 대해서도 “기념식에서 노래를 부르는 방식은 아직 이 노래에 대한 논란이 끝나지 않아 현재는 정부 관례대로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부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념일과 동일한 제목이 아닌 특정한 노래를 부르는 기념식은 6·10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4·3 희생자 추념식이 있으며 기념공연 때 합창단이 합창하고 부르고 싶은 사람은 따라 부른다”며 “따라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노래로 지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랫말 지은 백기완 “선동가요 아니다”=“임을 위한 행진곡은 양심과 인간의 참된 아름다운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노래입니다. 선동가요가 아닙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가 선동적이며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노랫말을 지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백 소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공식적으로 국민이 제창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결정이라면 이는 제2의 민중학살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노랫말은 유신 잔재 청산을 위해 투쟁하다가 붙잡힌 백기완 소장이 1980년 서빙고 보안사에서 고문을 당할 당시 쓴 시 ‘묏비나리’ 일부를 따 만들어졌다.
보훈처는 이 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 기념식에서 제창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와 국회 결의안 통과에 대해 선동가요, 특정 단체가 애국가 대신 부른 노래, 북한이 만든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 음악, 작사가인 황석영씨의 친북 활동 등의 반대 여론이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교생들 5·18기념식서 제창키로=광주지역 고등학생들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다.
15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시 고등학교 학생의회가 최근 첫 정례회를 갖고 다음달 18일 5·18 34주년 각 학교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정례회는 그동안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가 학교 주도로 이뤄지면서 학생들이 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학생의회 스스로 안건을 제안해 열렸다.
시교육청은 고등학교 학생의회 결정 사항을 일선 학교에 안내하고 결의 사항들이 적극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권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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