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지에 관통도로 추진 |
전남도, 영암호 생태보전지역 2700억원 규모 공사 용역 영암~해남 기업도시 진입로 환경단체 "철새 사라질 것" |
입력시간 : 2013. 12.24.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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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전남도에 따르면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2756억원을 들여 영암ㆍ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진입도로 개설공사 사업계획안을 내놨다.
진입도로는 4차로로 총연장 10.9㎞이며, 이중 교량 2.3㎞가 포함된 2개 계획안을 내놨다. 이 도로는 영암군 삼호읍 서호리 국도 2호선(목포~광양)에서 해남군 산이면 대진리 지방도 806호선으로 연결하는 J프로젝트와 최단거리다.
현재 도는 지난달 18일부터 내년 5월까지 기업도시 진입도로 개설공사 전략환경영평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미 10명으로 구성된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구성했고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평가서 초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후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내년 4월까지 협의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공사 착수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진입도로 개설 계획을 내놓은 구간이 철새도래지인 영암호를 관통한다는 것이다. 영암호는 겨울의 '진객'인 겨울철새들이 찾는 남도 대표 철새도래지로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영암호는 매년 30~40만마리의 가창오리 30종의 철새들이 월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월동 철새의 20%가 영암호와 인근 금호호를 찾을 정도다.
하지만 향후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완공 후 차량운행이 이뤄지면 철새도래지로서의 기능이 완전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목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철새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것이 바로 '소음'인데 가장자리도 아닌 영암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개설할 경우 철새들이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다"면서 "인근 금호호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전남도는 이번 도로개설 계획안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아직 계획단계에 불과하다. 영산강유역청의 환경승인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확정안으로 볼 수 없다"면서 "다만 이번 계획안은 최단거리 개설이라는 사업성을 따지다 보니 불가피하게 영암호를 관통하는 안이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영암호는 금호호와 함께 1996년 11월 준공되면서 만들어진 대규모 호수이다. 영암군 삼호면 삼포리에서 해남군 화원면 별암리까지 4.3㎞에 이르는 바다를 막는 간척지다.
이 일대는 먹이가 풍부한 개펄과 넓은 수면, 따뜻한 기온 때문에 철새들의 이동통로이자 중간 기착지로서 겨울철새 100여 종 30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으며 매년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 sskim1@jnilbo.com
생태자연도 1등급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멸종위기야생 동ㆍ식물의 서식지 및 도래지 및 주요 생태축 또는 생태통로가 되는 지역이거나, 생태계가 특히 우수한 지역 등을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지정한다.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은 '자연환경보전법 시행령'에 따라 개발행위는 가급적 억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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