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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점점 싱거워지는 광주 김치산업

점점 싱거워지는 광주 김치산업
막대한 투자에도 내수 줄고 올 수출은 '제로'… 대부분 영세 업체 경쟁력 한계
입력시간 : 2013. 10.08. 00:00


 

광주김치축제 취재제20회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7일 광주 북구 중외공원에서 태국 국영방송 채널9 기자들이 맛깔스런 배추김치 등을 취재하고 있다. 배현태 기자 htbae@jnilbo.com
광주시가 김치 산업화를 위해 막대한 비용과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광주 김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물론이고 수출 실적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7일 광주시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의 김치 수입은 꾸준히 느는 추세다. 2010년 48톤에 2만5168달러 어치였지만, 2011년에는 144톤 8만1411달러, 2012년 321톤 16만4258달러로 크게 늘었다. 올 들어서도 8월말 기준 168톤에 9만3363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반면 광주지역의 김치 수출 실적은 초라하다. 2010년 14톤에 7만 달러 어치였던 수출량은 2011년 2톤에 1만4000달러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3톤에 1억8000달러로 전년도보다 조금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8월말 현재 광주 김치 수출 실적은 '0'이다.

지역의 김치생산 업체의 영세성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광주지역 김치 제조 가공업체는 16개소에 불과하다. 전국 931개소의 1.7%다. 그나마도 대부분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뿐이다. 전국 51인 이상 업체 수가 121개소인 것에 비해 광주는 전무하다. 광주지역 제조 가공업체 평균 인력은 고작 13명에 불과하고, 전체 업체의 70% 이상이 자본규모 2억원 미만이다. 체계적인 생산공정 관리는 물론 다양하고 세련된 포장재 개발이나 상품의 차별화, 표준 제조기법 개발, 맛의 균일화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근 중국의 움직임도 광주 김치의 수출을 막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한국김치에 대해 국제식품규격이 아닌 '100g당 대장균 수가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자국의 '파오차이(절임채소)' 위생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파오차이는 소금, 산초잎, 고추, 물 등을 넣고 끓여서 식힌 후에 각종 채소를 넣고 발효시킨 다음 살균한 제품으로, 비가열 원료가 사용되는 우리 김치와는 조금 다른 성격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우리 김치의 중국 수출은 제도상 불가능한 꼴이다. 실제 한국 김치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중단돼 있는 상태다.

광주시는 김치 명품화ㆍ산업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 김치의 전국화ㆍ세계화를 도모하기 위한 '김치산업육성 5개년 계획'을 마련해 실행 중이다. 김치타운 건립에도 이미 347억1400만원이 투자됐으며 김치세계화 및 발효식품 과학화를 위해 총 183억원을 들여 김치연구소도 만들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주 김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