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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역사왜곡·폄훼에 흔들리는 5·18 - 프롤로그

역사왜곡·폄훼에 흔들리는 5·18 - 프롤로그
아직도 잠 못드는 5월
인터넷과 SNS서 비하 글 난무
대선정국 점화 일부종편 증폭
보수단체들 광고내며 종북몰이
관련교육도 5월주기에만 반짝
더 늦기전에 올바른 정착 절실
입력시간 : 2014. 05.09. 00:00



 

5·18 민중항쟁 34주년 기념일을 열흘 앞둔 8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5·18국립묘지에는 철쭉꽃이 피어올라 영령들을 추모하고 있다.올해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추모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전야제 등 주요행사를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임정옥기자

 

 

 

 

 

 

 

 

 

 

 

 

 

 

 

 

 

 

 

 

 

 

 

 

 

 

 

 

 

 

 

 

 

 

 

 

 

 

지난 1980년 5월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치다 수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지도 벌써 34년이 지났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5·18민주화운동은 여전히 제대로 존중받지 못한 채 논란의 중심에 놓여있다.

특히 역사적 사실과 진실에 대해 인터넷과 SNS에서는 이를 비하하고 폄훼하는 댓글이 난무한데다, 급기야 보수단체들이 광고까지 내며 종북몰이에 나서고 있어 초·중·고 학생들의 역사의식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달라는 5월 단체와 국회, 시민들의 뜻을 정부가 계속해서 외면하고 있어 5월 단체 대표와 시민단체들은 항의 표시로 정부 기념식에 불참을 선언하는 등 파행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핵심이자 전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민중항쟁 모델로 꼽히고 있는 5·18민주화운동이 34주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정신을 이어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골 깊은 이념대립의 모순과 해결과제를 시리즈로 되짚어 본다.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34년이 흘렀지만, 계속해서 끊이지 않는 역사에 대한 폄훼와 왜곡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1980년 5·18 이후부터 일부에서 '북한군이 개입했다', '단순한 폭동이다' 등의 괴소문이 나돌기 시작했고, 그런 역사적 진실과 사실에 대한 왜곡된 소문과 폄훼는 지금까지 번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온라인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이 같은 거짓을 믿기까지 해 안타까움 더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폄훼하는 사진과 글을 올리며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심각한 조롱과 폄훼가 시작됐고 온라인을 통해 일파만파로 번진 상태다.

최근에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가장 심각했던 시점은 지난 18대 대선 전후부터다.

대선과 맞물린 정치 프레임에 5·18을 끼워 맞추면서 온라인상에서 대대적으로 왜곡되고 전파됐다. 이런 왜곡·폄훼는 대선 이후에도 끊이질 않았고 일부 종편은 되레 30여 년 전의 왜곡 발언을 또다시 끄집어내면서 증폭시키기까지 했다.

이를 참지 못한 5·18재단과 관련단체, 광주시 등은 지난 해 33주년을 앞두고 법적 대응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왜곡·폄훼 사례를 수집해 검찰에 고발했지만 소수만 조사받거나 재판 중에 있을 뿐이다.

올해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으로 인해 5·18 관련자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파행이 예상된다.

34주년 기념일을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제창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5·18 재단과 단체, 유가족들이 정부 공식 기념식 불참을 선언한 것. 관련 단체들은 지난해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로 기념식에 불참해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5·18 단체·유족은 1997년 기념일 지정 이후 줄곧 대통령까지 참석해 함께 불러온 이 노래를 갑자기 부르지 못하게 한 것은 역사의식 부재와 국가보훈처의 억지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34주년 행사위원회는 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전야제를 비롯해 여러 관련 행사를 취소하고, 시민들에게도 기념식 참석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라나는 세대의 왜곡된 5·18민주화운동 인식이다.

대부분 교과서는 5·18을 간단히 기술하고 있으며 일부는 민주화의 물꼬를 튼 5·18의 의미를 축소·왜곡까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5·18 관련 교육은 광주에만 머물러 있는데다 이마저도 5월 주기에만 반짝 교육에 매달리는 등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5·18기념재단 송선태 상임이사는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지 못하면서 5·18을 비롯해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왜곡된 역사의식을 갖게 됐다"며 "더 늦기 전에 국가 차원에서 올바른 근대사 교육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