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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소식

끊이지 않는 농기계 사고…시골노인이 위험하다

끊이지 않는 농기계 사고…시골노인이 위험하다
고령화에 안전의식도 미비
대부분 복잡한 구조 경운기
편하게 차체구조 개선 필요
입력시간 : 2013. 08.19. 00:00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영농작업 중 농기계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농기계 작동상 어려움과 고령인 노인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안전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7일 오전 6시42분께 나주시 왕곡면 한 배 과수원 농로에서 박모(58)씨가 농약살포기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전날 오후 배 과수원에 작업을 나갔다가 귀가하던 중 내리막길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오전 7시30분께도 담양군 대전면 한 마을 진입로에서 김모(77)씨가 경운기에 깔렸다. 당시 김씨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숨졌다. 김씨는 로타리 작업을 위해 도로에서 마을 농로로 진입하던 중 경운기가 비탈면에서 뒤집어져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 인력의 고령화와 안전의식 미비 등으로 농촌지역 농기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사고자 대부분이 노인들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기계 사고 피해자 537명 중 479명(90%)이 50~80대였다. 농기계 운행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008년 30명, 2009년 31명, 2010년 19명, 2011년 20명, 지난해 39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농기계 사고로 한 해 평균 27.8명이 숨지고 277.4명이 부상했다.

특히 농기계 사고의 대부분을 경운기가 차지하고 있어 농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농기계 사고(544건) 중 80%이상이 경운기로 인해 발생했다.

현행법상 경운기는 별도의 운전면허 없이도 운전이 가능하며, 술을 마신 후 운전해도 음주운전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농기계 작동법이 서툰 노인들이 농사일에 나섰다가 운전 부주의 등으로 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경운기의 경우 내리막길에서는 기어를 변경하면 안 되고, 클러치를 반대로 해야 하는 등 복잡한 구조 탓에 사고 위험성이 크다.

전남의 한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경운기의 경우 급박한 상황 대처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노인들이 경운기를 편하게 몰 수 있도록 차체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