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점심으로 혹은 가족과 함께 저녁 먹을 곳으로 마땅한 식당 찾기가 만만치 않다. 점점 나이 들어가는 탓에 음식 고르는 게 까다로워지는 것도 있겠지만, 식당들의 식탁이 ‘빈곤’해지는 것을 더 큰 이유인 것 같다. 백반집의 가짓수 많은 밥상을 보면서 반찬 재활용하지 않을까, 김치는 국내산 재료로 직접 담갔을까? 밑반찬은 중국산 재료 아닐까, 등등 걱정이 많다. 모든 재료 값이 오르고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국내 생산량이 줄다보니, 중국이나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들여오는 재료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지나치게 ‘허접한’ 재료로 만든 반찬들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다.
더욱 슬픈 것은, 오래도록 손맛을 자랑하는 맛있는 집들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피자·치킨은 말할 것도 없고 이태리식당, 패밀리 레스토랑, 횟집, 메밀국수, 팥빙수 등에 이르기까지 체인점 전성시대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평균적인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미를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그러한 이유로 매번 ‘맛있는 집’을 선택해 기사를 쓰기가 만만치 않다. 맛이 있다, 없다는 판단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서 좋은 재료를 쓰는가, 고추장 된장 간장을 직접 담그는가, 화학조미료는 사용하지 않고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쓰는가 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그러한 집들을 점점 찾아내기가 어려워 ‘예전의 그집’들이 그저 그리울 때가 많다.
광주 동구 소태동 ‘산들채’는 상호에서 느껴지듯 친환경 유기농 쌈거리 전문점이다. 돌쌈밥을 주문하면 기본 밑반찬에 조기구이, 돼지고기주물럭, 떡갈비 세 가지가 메인으로 나온다. 김 모락모락 나는 돌솥밥은 더운 날씨일지언정, 막 지은 고소한 밥 냄새가 입맛을 확 당겨준다. 백반처럼 여러 가지 밑반찬이며 신선한 쌈거리, 그리고 뜨끈뜨끈한 돌솥밥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식탁이다. 증심사 무등산 가는 길목에 자리해 항상 사람들이 많다. 담양식숯불갈비도 인기다.
△차림: 산들채돌쌈밥 8000원, 돌팥비빔밥 6000원, 숯불돼지갈비 1만원, 삼겹살 1만1000원
△주소: 광주 동구 소태동 722-60
△전화: 062-233-5335
글=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