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주,전남 지역소식

‘님 행진곡’이 北선동가요?

‘님 행진곡’이 北선동가요?
작곡가 김종률 “모욕적이다…‘님’은 5·18 희생자들”


입력날짜 : 2014. 04.13. 20:52

 

 

 

 

‘님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인 김종률 씨는 지난 11일 최근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일부 단체가 ‘님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선동가요설이라며 5·18 기념곡 지정을 반대하는 광고를 일간지 4곳에 게재한 것을 놓고 “모욕적이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광고를 통해 ‘그들의 ’임‘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원곡이 북한에서 제작한 5·18 모략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음악이며 작사자는 국보법위반으로 복역한 월북, 반체제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씨는 “비판을 하려면 사실에 근거해서 이야기를 해야지, 왜곡과 음해가 난무하는 현실에 내가 21세기의 대한민국에 있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김씨는 “직접 곡을 작곡한 사람으로서 몇 년 후 북한 영화 배경음악에 일부 쓰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언제 쓰인지도 모르고 저작권 관련해 북측이 나와 접촉한 적도 없다”며 “창작곡을 마치 북한 영화 음악이 원곡인 것처럼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5·18 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과 광주의 정신과도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지난 10일 5·18 역사왜곡대책위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명예훼손 해당 여부를 묻는 법률 자문을 요청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백기완씨의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씨가 개작해 만든 가사에 당시 전남대생이었던 김종률씨가 곡을 붙여 완성됐다.

김종률씨는 1982년 이 노래를 만들 당시를 회상하며 “5·18 때 희생된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앞두고 줄 것이 없으니 아는 지역 문인들끼리 모여 노래를 만들었다”며 “노랫말 대부분은 백기완 선생님의 시다. 노래로 부르기 좋게 고치는 수준의 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제목 역시 당시 모여있던 10여명이 함께 지었다.

직접적인 모티브는 윤상원·박기순 열사였으며 넓게 생각하면 5·18에 희생당한 모든 분들이 ‘님’이라는 것에 공감해 제목이 탄생했다.

김씨는 5·18의 상징 노래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 및 반정권 단체 관련곡으로 몰아가고 갖은 이유를 대며 기념식에서 배제하려는 것이 5·18 정신 자체를 덮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이번 5·18 기념식에 맞춰 선보이기는 어렵겠지만 연출가와 음악감독이 선정되면 작품을 구체적으로 다듬어 머지않은 날 본격적으로 무대에 선보일 계획이다./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