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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사고 부르는 ‘과속방지턱’

이피디 2014. 4. 9. 07:46

높이·폭 제각각…운전자 안전위협
입력시간 : 2014. 04.09. 00:00




도색 바래고 파손된 채 방치 ‘미관 저해’
시민 “규격무시·무분별 설치 운전방해”

<현장르포- 사고 부르는 ‘과속방지턱’>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광주시내 도로 곳곳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이 규정을 무시한 채 무분별하게 설치돼 되레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과속방지턱은 높이와 폭 등이 규정에 맞지 않아 자동차 파손은 물론 급정차에 따른 사고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8일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 밀집지역.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200m 남짓한 도로에는 3개의 과속방지턱이 설치돼 있었다. 지나가는 차량들은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는 과속방지턱 때문에 서행을 반복해야 했다.
운전자들은 각각의 과속방지턱들이 높이와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통행에 불편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도로바닥에 칠해진 방지턱 색깔마저 희미해지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그냥 통과하거나 갑작스럽게 급정거하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었다. 한 차량은 방지턱을 지나가면서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힘겹게 지나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민 서 모씨(38·여)는 “이 곳의 과속방지턱은 너무 높게 설치돼 있는데다 색이 바래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 정도다”며 “도색이 지워지거나 파손된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는 차가 덜컹거려서 항상 긴장한다”고 말했다.
김 모씨(35)는 “과속방지턱을 천천히 지나가도 차량 아랫부분과 범퍼가 닿으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터무니없이 높게 설치된 방지턱들은 시정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본지 취재진이 광주시내 일부 과속방지턱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가 식별이 힘들 정도로 도색이 변해 있었으며, 높이와 넓이가 제각각인 곳이 태반이었다.
차량과 부딪쳐 깎이거나 패이는 등 파손된 방지턱도 부지기수로 운전자들의 사고위험은 물론 도시미관도 크게 저해하고 있다.
또 북구 용봉동 한 도로에는 주민들의 민원이 속출하자 1km 구간에 무려 7개가 설치돼 있었고, 서구 쌍촌동 한 주택밀집지역에는 아예 주민들이 제멋대로 과속방지턱을 설치한 사례도 있었다.
현행법상 과속방지턱은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물로 차량속도를 규제할 필요가 있는 지점에 설치할 수 있고, 도로안전시설 관리지침에 따라 폭 3.6m, 높이 10㎝ 규격에 흰색과 노란색으로 교차 표면도색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내 곳곳에는 이를 무시한 채 무분별하게 설치된 과속방지턱들로 인해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들의 사고위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 김 모씨(40)는 “운전을 하다보면 오히려 과속방지턱이 안전운행을 방해할 때가 더 많다”며 “규정에 맞지 않는 방지턱은 운전자와 차량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개선하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설치하다 보니 규격 면에서 시공사들간 다소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방지턱이 너무 높아 통행이 불편하거나 파손된 방지턱들은 확인해 규격에 맞게 시정 조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